'사랑' 식은 러브펀드, 반대로 가는 수익률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11.04.20 13:17

러시아·브라질 '원자재 수혜' 공통점에도 수익률 차이, 왜?

브라질과 러시아는 세계 경제 차세대 성장 동력인 브릭스(BRICs)국가이자 자원부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때 '러브펀드'라는 이름으로 투자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이들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뛰는 러, 기는 브

러시아펀드는 글로벌 유가 상승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고 있다. 유가 상승이 러시아 증시를 견인하면서 러시아펀드 수익률도 덩달아 뛰고 있다.

러시아펀드 수익률은 해외펀드 최상위권이다. 펀드 평가사 FN가이드에 따르면 19일 기준 러시아펀드는 연초 대비 평균 6.37%의 수익률로 해외펀드 투자 지역별 분류에서 동유럽펀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펀드별로 보면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2'이 최고인 연초 대비 10.33%를 기록하고 있고 'KB러시아대표성장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A'도 두자릿수 수익률로 선전하고 있다.

반면 브라질펀드는 대형 악재가 터진 일본, 중동아프리카 펀드 등과 함께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이 -1.70%에 불과하다. 3개월, 6개월 수익률도 모두 마이너스권이다. 평균 이하의 성적이다.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의 연초 대비 평균 1.9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개별 펀드 수익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KB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A'만이 연초 대비 7.12%의 수익률로 순항하고 있을 뿐이다.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 1'이 연초 대비 -7.01%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상당수 펀드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에 그치고 있다.

◇ 유가 민감도가 수익률로 직결

러브펀드의 다른 행보는 증시 내 원자재 업종 비중 차이에서 출발한다. 러시아 증시RTS지수 내 에너지를 포함한 원자재 업종 비중이 약 70%에 달한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 내 원자재 업종 비중은 절반 이하(48%)이다.

러시아 경제는 이중 특히 에너지산업 의존도가 높다. 총수출의 57%, 국내총생산(GDP)의 21%를 에너지산업이 차지한다. 유가 움직임이 증시 방향성은 물론 경제성장률을 좌우하는 구조다.


브라질 경제는 상대적으로 에너지산업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브라질의 원자재산업은 원유와 철광석이 양분하고 있다. 농축산업과 임업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흔히 말하는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라는 브라질 증시의 대내 악재는 이미 선반영됐다"며 "원유에 대한 민감도의 차이가 러브펀드의 수익률 차이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단기적으론 러시아펀드가 강세를 보이겠지만 중장기적으론 러시아와 브라질 경제가 모두 펀더멘털이 우수한 만큼 러브펀드가 모두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 KB브라질펀드, 선전 비결은 '내수'

한편 브라질 펀드 중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린 'KB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A'를 운용하고 있는 KB자산운용 해외운용부의 오세헌 팀장은 브라질의 내수시장 활성화에 주목한 점이 수익률 선방으로 이어졌다고 귀띔했다.

오 팀장은 "브라질은 과거의 자원대국에서 균형 잡힌 경제대국으로 변모해가고 있다"며 "브라질 경제가 철광석과 원유만을 바라보던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광석, 에너지 투자가 중심인 다른 (브라질) 펀드와 달리 내수시장 투자에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인플레 우려로 정부가 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수 활성화 기조는 꺾이지 않고 있다"며 "월드컵 특수와 함께 철도, 원전 등 인프라 투자가 내수 활성화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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