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에도 수출주 잘 나가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1.04.20 07:10

"내수주 뜨자면 인플레이션 부담부터 털어야"

원·달러 환율 하락세에도 수출주 주가가 파죽지세다. 당초 수혜가 예상됐던 유통·금융 등 내수주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환율하락=내수주 수혜=수출주 피해'라는 공식이 무색한 상황이다.

◇ 수출주 웃고 내수주 울고 =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증시가 반등세를 보인 지난달 15일부터 한달여 동안 자동차·조선·화학·철강주 등 대표적인 수출주가 수익률 상위 1~4위를 휩쓸었다.

현대차기아차 질주에 힘입은 자동차업종 지수(28.5%)가 가장 많이 올랐고 조선업종 지수(23.5%)가 뒤를 이었다. 화학업종과 철강업종 지수는 각각 17.9%, 15.5% 올랐다.

반면 내수주인 유통업종과 음식료업종 지수 상승률은 모두 7%대에 그쳤다. 코스피지수 상승률(8.0%)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이 기간 금융·보험업종 지수는 오히려 하락했다.

기간을 늘려 올해 들어 3달여 동안의 수익률을 비교해도 자동차·화학·철강·조선주는 나란히 상위 1~4위를 차지한 반면, 유통·보험·금융주는 약세를 보였다.

◇ 수출주 강세 왜 = 증권가에선 수출주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환율 변수를 넘어설 만큼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주의 경우 신차 효과가 힘을 발휘하며 미국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하는 등 경쟁력 면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화학업종도 글로벌 수요 증가로 제품 가격과 정제 마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실적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경제의 기본적인 흐름은 수출경제를 기반으로 내수경기가 좋아지는 구조"라며 "앞으로도 수출경기가 전체 경기 흐름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교역 대상이 전세계로 확대되면서 미국시장 의존도가 줄어든 것도 수출주 강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부진한 선진국 수요를 이머징 국가에서 메워주고 있다는 얘기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최근처럼 이머징 국가 통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시기에는 중국 등 규모가 큰 이머징 국가의 내수 성장이 곧 국내 수출산업에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출주가 반드시 불리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 내수주 전망은 = 최근 상황에선 환율 하락만으로는 내수주 강세를 점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다. 인플레이션이 내수를 견인할 만큼의 가계 소득 증가를 막아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기형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리상승, 원자재가격 상승, 원화 강세로 기업 수익 개선세가 둔화되면서 개인 임금 상승폭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내수주가 살아나자면 인플레이션 부담을 상당히 털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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