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자회사 매각가격 '줄다리기'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1.04.18 08:04

금호 "매입대상, 가격 모두 부담"...대우건설 "제값 받아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대우건설이 매각절차가 진행 중인 대한통운의 자회사 처리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대한통운의 자회사 일부를 낮은 가격에 되사려 하는 반면 대우건설은 대한통운의 주주로서 되도록 비싸게 팔려는 입장이어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한통운 자회사 가운데 아시아나공항개발과 아스공항만 인수하는 방안을 매각주간사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호터미널을 포함해 3개사를 인수한다는 계획에서 한발 물러선 수정안이다.

매각주간사의 한 관계자는 "매수자(금호아시아나그룹) 쪽과 대한통운 주주인 대우건설 간에 인수대상 및 가격에서 견해차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통운은 2009년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아시아나공항개발(550억원) 아스공항(240억원) 금호터미널(2200억원) 등을 매입했다. 금호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18.9%를 매각하기 앞서 '과거사' 정리 차원에서 이들을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매각가격으로 되사자면 3000억여원이 필요한 데 금호아시아나가 이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금호 입장에선 인수의 필요성이 덜한 금호터미널을 '거액'에 인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굳이 인수해야 한다면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시설관리와 항공기 수화물 하역 등을 담당하는 아시아나공항개발과 아스공항 정도면 족하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은 대한통운 지분 18.6%를 보유한 주주다. 주주 입장에선 투자한 회사가 자산을 매각할 때 비싸게 팔수록 좋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통운 주주면서 대한통운 자회사 인수 과정에서 그룹을 대표할 처지여서 그룹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상황이다.

겉으로 보이는 구도는 대우건설과 금호아시아나그룹 간에 줄다리기 같지만 실질적으론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 간의 마찰로 해석된다.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의 주채권은행이다. 당연히 힘의 균형은 산업은행에 쏠려 있다.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대한통운이 자회사 지분을 팔아 3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뒤 매각됐을 때 가격이 자회사 지분을 보유했을 때 가격을 웃돌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 말은 대우건설과 산업은행에 유리하지만 대한통운 지분매각으로 재무건전성을 꾀하려는 아시아나항공과 그룹에는 불리하다는 뜻이다. 3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 6120억원의 절반 가까이에 해당한다. 워크아웃 조기졸업에 사력을 다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산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매각주간사 관계자는 "대한통운 자회사 매각에 대한 논의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며 "늦어도 본입찰 마감일인 5월13일 이전에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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