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한 유시민…'김해대첩 2라운드'

머니투데이 김선주 기자 | 2011.04.12 16:06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 '경남 김해을' 야권단일후보 확정

↑ 취임 직후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왼쪽)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기사회생했다. 우여곡절 끝에 12일 4·27재보선 '경남 김해을' 야권단일후보로 이봉수 참여당 후보가 확정되면서 한 숨 돌리게 된 것.

야권 단일후보로 거의 낙점됐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유 대표는 민주개혁진영의 과녁이었다. 사실상 불출마를 종용한 게 유 대표라는 설(說)이 설득력을 얻은 데다 민주당과의 감정싸움이 격해지면서 '친노(親盧) 분열의 핵'으로 인식됐다.

친노의 상징인 문재인 전 대통령실장이 교착상태에 빠진 단일화협상 중재자로 나서면서 유 대표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문 전 실장은 참여당이 반대하는 국민참여경선 대신 100% 여론조사로만 단일화 경선을 치르라고 곽진업 민주당 후보를 설득했다.

이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곽 후보는 결국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경선 방식을 받아들였다. 제1야당 후보가 민감한 '룰'을 수용하며 양보까지 했는데 참여당이 지면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참여당이 떼를 써 온 게 입증됐다"는 정적들의 비판에 직면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후보는 지난 10~11일 진행된 전화여론조사 결과 곽 후보는 물론 김근태 민주노동당 후보도 제치고 야권단일후보가 됐다.


이 후보가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와의 본선에서 승리하면 참여당은 염원했던 원내 입성을 이루게 된다. 그렇게 되면 현재 야권 잠룡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유 대표는 차기 대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 참여당 첫 국회의원을 배출한다는 상징성에 민주개혁진영의 영남 거점을 확보한다는 실리까지 동시에 거머쥐게 된다. 내년으로 다가온 차기 총선에서 야권연대가 논의될 경우 민주당과의 지분협상에서도 유리한 국면이다.

신생 정당인 참여당이 지난해 경기도지사 선거에 이어 두 번째로 야권후보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점도 유 대표의 성과물 중 하나다. 유 대표는 본선에서는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패하긴 했지만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김진표 민주당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다만 이 후보가 본선에서 패배할 경우 일시적으로 정지됐던 유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재개될 수 있다. 참여당이 단일화 방식을 두고 버티면서 후보단일화가 지체된 게 낙선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에 친노 분열의 책임론이 겹치면 유 대표는 만만찮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친노의 성지에서 야권단일후보 자리를 놓친 민주당은 하루 종일 착잡한 분위기였다. "흔쾌하게 받아들이겠다"며 결과에 승복했지만 충격파는 만만치 않았다. 민주당 당직자는 "그래도 이길 줄 알았는데 뭐라고 할 말이 없다. 난감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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