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학생들 "징벌적 등록금, 영어수업 개선해야"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 2011.04.09 10:14

서 총장 "사퇴 안해"… 대화 앞서 "우리끼리만 얘기하자" 비공개 요구 빈축

올해 들어 4명의 학생이 자살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8일, 학내 문제 등을 진단하기 위한 '서남표 총장과 학생들 간 대화의 시간'이 3시간 30분가량 비공개로 열렸다.

이날 대화를 통해 서 총장은 그동안의 소통 부족을 인정하고 자살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차등적(징벌적) 등록금제 등을 개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간담회를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며 가진 기자들과의 접촉에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 "그건 그 사람들 생각일 뿐"이라며 사퇴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학부총학생회의 요구로 이날 오후 7시부터 학교 내 창의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화의 시간은 시작 전부터 400여명이 몰려들며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가득 찼다.

그렇지만 서 총장이 "집안사람들끼리 얘기하자" 며 언론 앞에서는 학생들과 대화를 안 하겠다고 1시간이 지나도록 등장하지 않아 무산되는 듯 했다.

학생들은 찬반 격론 끝에 서 총장의 비공개 요구를 받아들여 오후 8시20분께부터 어렵게 대화가 시작됐다.


이날 자정 무렵까지 진행된 대화에 참석한 학생들은 "서남표 총장이 도입한 징벌적 수업료 부과와 전 과목 영어수업 진행 등이 학생들을 경쟁으로 내몰며 여유를 갖지 못하게 한 다"며 개선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 총장은 "징벌적 등록금제 개선, 영어수업에 따른 학생부담 해소를 위한 보완책 등을 마련해 더 이상 학생들의 이 같은 희생이 없도록 살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학생들과의 소통을 강화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하겠다"고 서 총장이 말했다고 이날 대화에 참석한 학생들은 전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사이에서는 "서 총장이 본질적인 답변은 외면해 토론회의 알맹이는 없었다"는 불만도 있었다.

한편 학교 측은 오는 12일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 한 차례 더 총장과의 간담회를 갖고 15일에는 긴급 임시이사회를 열어 학생들의 자살방지를 위한 현안들을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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