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신약, 세계시장 평정 머잖았다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 2011.04.16 11:11

[머니위크]보령제약, 고혈압 치료제 국내 첫 개발

“국내 최초의 고혈압 신약이자, 국민 고혈압약의 탄생입니다.”

지난 3월2일 여의도 63시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보령제약의 ‘카나브’ 발매식 현장. 김광호 대표의 목소리는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보령제약이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고혈압 신약 카나브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다국적 제약사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고혈압 치료제시장에 카나브 탄생이 얼마나 큰 변화를 몰고올지 주목된다. 보령제약이 이번 신약 개발을 계기로 글로벌 제약회사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토종 신약 ‘카나브’, 40조 세계시장 잡을까?

이번에 출시된 카나브(KANARB)는 ‘Khan(황제)’과 ARB(약물 계열)의 합성어로 ‘고혈압약(ARB계열)의 황제’라는 뜻. 지난해 6월에 3000명의 의·약사를 대상으로 제품명을 공모해 지은 이름이다. ‘ARB계열의 고혈압 약물 중 가장 으뜸으로 만들겠다’는 보령제약의 의지를 담고 있다.

ARB(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는 고혈압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 중 하나다. 현재 고혈압시장은 ARB계열과 CCB(Calcium channel blocker·칼슘 통로 차단제) 계열이 양분하고 있다. ARB계열인 카나브는 혈압 상승의 원인 효소가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함으로써 혈압을 떨어뜨린다. 1998년 개발을 시작해 현재까지 12년 간 투자금액만 총 500억원 규모다. 실제 후보물질 합성을 시작한 1992년부터 계산한다면 18년이 소요된 셈이다.

오랜 연구 끝에 지난 2009년 말 전국 24개 병원에서 실시한 임상3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해 9월9일 식약청으로부터 신약으로 공식 허가 받았다. 국내에서는 15번째 신약이며, 고혈압 신약으로는 최초다.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카나브는 고혈압 신약 중 8번째 시판 허가를 받은 제품. 그만큼 고혈압 치료제는 신약 개발이 어려운 품목 중 하나다. 고혈압시장이 제약 분야에서도 가장 큰 시장으로 일컬어짐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국내 제약사들의 고혈압 신약 개발은 쉽지 않았다. 현재 국내 고혈압시장은 1조4000억원 규모이며, 세계 시장도 전체 규모가 360억달러(한화 약 42조원)에 달한다. 이중 ARB계열은 약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고혈압 치료제는 복제약을 제외하고 모두 수입품이었다. 특히 카나브 발매 이후 4월 ‘아타칸’, 6월 ‘아프로벨’, 11월 ‘디오반’ 등 대형 품목들의 특허가 만료돼 복제약이 쏟아질 예정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겠지만, 카나브로서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인 셈이다.

카나브는 가격 경쟁력 또한 높다. 지난 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평가’에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6차에 걸친 약가 협상을 통해 60mg 670원, 120mg 807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현재 의사들이 고혈압 환자들에게 자주 처방하고 있는 MSD ‘코자(성분명:로잘탄)’ 50mg/785원에 비해, 임상 실험 효과는 높은 반면 가격은 더욱 저렴하다.

김광호 보령제약 대표 역시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데이터가 기본이 된 마케팅을 실행한다면 카나브가 국내 고혈압시장의 No.1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보령제약은 약 7200억원 규모의 ARB계열 고혈압 치료제시장에서 1년 내 M/S 10%를 달성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약 350억원을 투입해 5000명의 대규모 추가 임상과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기대가 크다. 지난 1월13일에는 카나브의 첫 해외수출로 멕시코 의약전문 기업인 스텐달(Stendhal)사와 총 2260만달러의 카나브 독점 판매 및 완제품 수출 협약서 체결식을 가진 바 있다. 로열티(라이선스 Fee) 660만달러를 받고 스텐달사에 멕시코 내 독점 판매권(라이선스)을 제공하며, 2012년부터 순차적으로 6년간 ‘카나브’ 완제품 16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게 된다.

보령제약은 이를 계기로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미국을 포함한 북미,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및 유럽 등 전 세계로 그 진출지역을 확대해 카나브를 글로벌 신약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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