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TF가 지난 77일 동안 논의한 결과를 6일 오전 발표했지만 반응이 시원찮다. 휘발유 가격을 낮출 묘안이 눈에 띄지 않는데다, 효과에 대한 의구심마저 일고 있는 탓이다.
TF는 그동안 총 8차례 전체회의를 연데 이어 4차례에 걸친 관계부처 회의도 개최했다. 하지만 TF내에서조차 이번 결론이 휘발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묘책이 될 수 있을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관섭 지식경제부 에너지산업정책관(국장)은 이날 "대책이 뭔가 밋밋하고 부족한 점이 있어 더 노력해야한다"고 토로했다.
앞으로 논란이 예상되는 부문이다. 그동안 비대칭성 이면엔 정유사 간 담합과 폭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석유가격 비대칭성은 이미 지난 2006년에도 전문가들이 들여다본 문제로 여전히 창반양론이 분분하다.
그럼에도 마치 이번 TF에서 뭔가 찾을 것처럼 큰소리치며 접근했다가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다. 이관섭 국장은 이게 "TF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기름 값이 묘하다"는 발언이 공허한 메아리로 남게 될 지경에 놓였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가격구조나 비대칭성과 같은 문제는 결론이 딱 부러지게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며 "대통령 지시로 TF가 구성됐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한 번 들여다봤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정유사와 주유소, 유통시장을 총 망라해 경쟁을 촉발시켜 가격을 낮추겠다는 내용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유가TF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그동안 얘기가 꾸준히 나온 것처럼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하는 것 외엔 새롭거나 중요한 내용이 없다는 것을 인정 한다"며 "TF내부에서도 이번 대책이 휘발유 가격을 끌어내릴 수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여러 차례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다"고 귀띔했다.
결국 유가TF 발표를 앞둔 지난 3일 SK에너지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리터당 100원 내린 것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찾지 못하고 정유사만 압박했다는 눈초리를 받고 있어서다. 실제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SK가 가격을 인하하자마자 "가격을 내린 결정을 높이 평가 한다"고 환영의 뜻을 내비치며, 그동안 답답했던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 고유가 상황은 전적으로 국제유가라는 외부 변수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서 우리가 무슨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면서도 "경쟁을 유도해 휘발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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