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운용자산 17배 늘어난 펀드, 비결이 있었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11.04.04 16:08

[글로벌 비즈&트렌드]지난 5년간 10대 고성장 펀드회사 특징 분석-WSJ

글로벌 금융위기와 끔찍한 폭락, 뒤이은 가파른 반등이 이어지던 지난 5년간 미국 뮤추얼펀드 업계에는 크게 17배까지 몸집을 키운 스타 자산운용사가 탄생했다.

이들 중소형 운용사는 높은 수익률과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신규 자금 투자로 미국 펀드업계를 대표하는 대형 운용사를 앞지르는 놀라운 성장세를 나타냈다.

4일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리서치회사 스트래티직 인사이트는 2005년말부터 지난해말까지 신규 자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10개 운용사를 선정했다. 이들 10개사의 운용자산은 50억~250억달러 사이이며 지난 5년간 수익률이 제로(0)라고 가정했을 때 신규 자금만으로 자산 규모가 2배에서 17배까지 늘었다.

스트래티직 인사이트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인덱스펀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액티브 펀드를 대상으로 운용자산 성장률을 조사했다.

지난 5년간 미국에서 신규 자금이 가장 높은 비율로 증가한 펀드회사는 퍼시픽 하이츠 에셋 매니지먼트로 지난 2005년 대비 17배에 달하는 자금이 들어왔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펀드는 퍼머넌트 포트폴리오로 지난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0%에 달했다.

퍼머넌트 포트폴리오는 지난 1982년에 첫선을 보인 이후 자산배분이 금화와 금괴 20%, 은 5%, 국채 35%, 부동산과 천연자원 관련주 15%, 공격적 성장주 15%, 현금 10% 등으로 변함이 없었다.

퍼머넌트 포트폴리오의 펀드매니저 마이클 커기노는 이 펀드의 자산 배분은 상대적으로 돈을 맡기기에 안전한 것으로 투자자들에게 인식됐다고 설명했다. 커기노는 "우리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자산 배분 비율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금이 강세를 보인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1%에 달했다. 하지만 1990년대에는 연평균 수익률이 4.5%로 전체 펀드의 평균 수익률에 절반 수준밖에 안 됐다.

퍼시픽 하이츠 에셋 매니지먼트와 달리 페어홀름 캐피탈 매니지먼트는 미국 주식에 적극 투자하면서도 지난 5년간 펀드의 신규 자금이 2005년 자산 대비 838% 급증했다.

이 운용사의 자산 대부분은 브루스 베르코위츠가 이끄는 페어홀름 펀드에 투자되는데 이 펀드의 지난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9%였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주식 투자가 많은 탓에 29.7%의 손실을 냈지만 2009년에는 39%, 지난해에는 25%의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베르코위츠는 대형 저평가주를 선호하고 리스크도 적극적으로 떠안는 매니저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에는 주가가 급락한 뒤 그리 많이 회복하지 못한 AIG와 씨티그룹 같은 금융주에 투자했다.


매닝&냅피어 어드바이저는 해외 주식에 대한 미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규 자금이 늘었다. 이 회사는 지난 5년간 신규 자금이 2005년 자산 대비 574% 늘었다.

신규 유입된 자금의 절반은 매닝&내피어 월드 오퍼튜니티에 투자됐다. 이 펀드는 지난 10년 대부분의 기간 동안 평균 두 자리수의 수익률을 냈다. 펀드매니저 케이티 러시케위츠에 따르면 매닝&내피어 월드 오퍼튜니티 펀드는 주로 북유럽 주식에 투자하며 고위험 고성장 주식을 선호한다.

이 회사의 매닝&냅피어 프로-블렌드도 2009년까지 11년 연속 S&P500 지수의 수익률을 앞서며 신규 자금을 많이 끌어들였다. 지난해에는 1%포인트 차이로 S&P500 지수를 앞지르지 못했다. 매닝&냅피어 어드바이저의 최고경영자(CEO) 패트릭 커닝햄은 투자자들이 자사의 "공격적인 스타일"에 이끌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 에크 글로벌은 원자재 관련 주식에 적극 투자하면서 지난 5년간 몸집을 크게 키웠다. 이 회사의 반 에크 인터내셔널 인베스터 골드는 킨로스 골드 같은 금 광산업체에 투자한 덕분에 연평균 수익률이 22%에 달했다.

이 회사의 최대 펀드인 밴 에크 글로벌 실물자산은 에너지회사와 농산물회사 등에 투자하는데 연평균 수익률이 13%이다. 이 결과 지난 5년간 이 회사는 신규 유입된 자산이 2005년말 운용자산 대비 537%로 급증했다.

지난해 TCW그룹에 인수된 메트로폴리탄 웨스트 에셋 매니지먼트는 위험이 많은 정크본드와 모기지 증권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리며 지난 5년간 신규 자금이 2005년 자산 대비 379% 늘었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펀드는 메트로폴리탄 웨스트 하이 일드 본드로 지난해 55%의 수익을 냈다. 모기지 증권이 큰 손실을 냈던 2008년에도 모기지 증권의 기초자산을 꼼꼼히 분석해 투자한 덕에 손실이 1%에 그쳤다.

이외에 알파인 우즈 캐피탈 인베스트먼트(419% 성장), 헨더슨 글로러 인베스터(344%), 허스먼 이코노메트릭스 어드바이저(269%), 라자드 에셋 매니지먼트(236%) 야크먼 에셋 매니지먼트 등도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편, 지난 5년간 전체 액티브 주식펀드와 채권펀드의 신규자금 증가율은 평균 11.4%였다. 미국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캐피탈그룹은 신규자금 증가율이 7.3%, 2번째로 규모가 큰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6.6%에 그쳤다. 3위 운용사인 뱅가드그룹은 3대 운용사 중 유일하게 신규자금 증가율이 15.6%로 평균을 웃돌았다.

스트래티직 인사이트의 리서치 애널리스트 로렌 폭스는 "운용자산이 5000억달러가 넘는 대형 펀드회사는 자산이 적은 소형 펀드회사에 비해 성장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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