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중, 김연아, 고현정, 김민희…스타일리스트 정지성 인터뷰

머니투데이 아이스타일24 제공 | 2011.04.04 13:53

"사복스타일링? 그런 게 진짜 있다고요?"
화두는 안냥이 옆의 디렉터 분과 수다를 떨던 중에 튀어나왔다.

"그럼요, 그걸 전문으로 하는 스타일리스트도 있는데!"
"어쩐지, TV에 나오는 모습들이 예사롭지 않더라니…"
"스타일리스트 정지성씨 한번 인터뷰 해보는 거 어때요?"

해, 김연아, 김아중, 김민희, 민효린 등의 걸쭉한 연예인들만 스타일링 해온 정지성을 만나게 된 것이다.

우리가 늘 업데이트 되는 기사 속에서 보고 있는 스타들의 '평소' 스타일링 모습은 사실은 다 조작이다. 조작이라고 말하기엔 오해의 소지가 크겠다. 스타들의 자연스런 평소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언론에 노출된 모든 스타일이 사실은 스타일리스트들에 의해 계산되고 그녀들의 세심한 작전에 의해 짜여 진 것이라니 놀랄 '노'일 따름이다.(그럼 워스트로 정해진 연예인들의 스타일리스트들은 그 다음날 꼼짝없이 죽게 되는 것인가?!)

김연아의 경우 입학식 때에 흰 티에 블랙 <타임> 재킷 하나만 걸쳤는데 그것 하나만으로도 큰 화두거리가 되었다. 그건 그녀의 이미지, 피겨선수라는 직업, 신입생이라는 그녀의 퓨어한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사복 스타일링의 승리'라고 말한다.

연예인들에게 가장 많은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것은 바로, 공항 패션. 공항에 입국절차를 밟을 때, 나올 때 모두 피팅을 받고 진행을 하는 것이다.(누가 불편한 비행기 안에서 치마를 입겠는가? 나른한 느낌이 나는 늘어진 티셔츠라면 모를까… 그러나 스타들은 입는다. 그것이 자신의 이미지를 잘 나타낼만한 공항패션으로 정해진 것이라면 말이다.)


스타일리스트 정지성은 김민희, 김연아, 김아중, 고현정씨 등의 사복 스타일링을 담당했는데 개인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스타일 팀을 이루어 활동할 적의 이야기라 한다. 오히려 영화제보다는 드라마가, 드라마보다는 사복 스타일링이 더 어렵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물으니,


"영화제에는 드레스나 브랜드 등 정형화된 코드가 있어요. 그런데 드라마는 캐릭터 하나하나를 고려해야만 하고(반드시 잘 입히는 것만이 캐릭터를 살리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복 스타일링의 경우에는 그 스타의 체형, 나이, 직업, 그 스타의 아우라까지 고려해서 입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타일리스트의 욕심을 내세울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 스타를 잘 알기 위해 스타와 대화도 많이 해야 하고, 성격을 잘 파악해 두어야 한다. 그 스타의 스타일을 3차원으로 빠지지 않게 해주는 것도 스타일리스트의 중요한 역할이다. 예를 들어,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나, 그웬 스테파니 등은 자신의 스타일이 너무 강해서 반감을 사곤 했는데 현재에는 스타일리스트들이 스타일을 잡아주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는 좋은 사례다.

착장당 가격을 비교해 물으니 사복 스타일링이 시상식 등의 행사보다는 더 싼 편이란다. 그러면서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한두 가지가 아니라 더 까다롭고 더 어려운 것이 사복 스타일링이다.

재미에 대해 물어보니 사복스타일링이 더 재밌단다. 정해진 콘셉트가 없이 이런 날은 이렇게, 저런 날은 저렇게 입혀보는 것도 재밌지만 그것을 스타가 스타 나름대로 소화해 냈을 때의 희열도 만만찮단다. 물론 자신이 입힌 옷이 베스트가 될 때도 있고 워스트가 될 때도 있으나 일희일비에 매달렸다간 이 일 절대 못하는 거 아니겠냐고.


각 스타들의 사복 스타일링의 특징을 물어보니 김연아의 경우, 청순하고 깨끗한 이미지, 뭔가 해낼 것 같은 당찬 이미지를 스타일링 하며, 본인이 스니커즈를 즐겨 신어 그에 맞는 스타일링을 제안한단다. 김아중의 경우에는 팔, 다리가 길고 예뻐 늘 드러내는 미니멀한 원피스를 제안하며, 김민희는 엄청 말라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균형이 좋은 몸매라 어떤 옷을 입혀도 소화를 잘 해 낸단다. 실키한 느낌, 빈티지한 느낌 모두 다 잘 어울리며 본인의 감각이 뛰어나 독특한 선글라스나 빅백이 포인트가 된단다. 고현정의 경우에는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이거, 이거, 이거 하고 바로 바로 고른단다. '헤어스타일'이 관건이 될 때가 많다고.


일반인들이 가장 따라 하기 좋은 예는 바로 연예인들의 공항패션인데 '가장 자기 옷인 것인 것처럼 보여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VIP영화 시사회도 무난한 편.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무조건 따라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와이드한 팬츠를 입고 셔츠를 집어넣는다 해서 모두가 다 김민희가 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키가 작다면 김아중처럼 팔 다리를 내놓는 미니멀한 원피스를 입는 등, 자신의 몸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시도를 하며, 장소와 콘셉트에 맞게 자신을 꾸미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연예인의 사복 스타일링의 베이스 역시 T.P.O. 가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잘 나가는 연예인이라 해도, 정지성과 같은 아무리 잘 나가는 스타일리스트라고 해도 스타일은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이라 한다. 우리도 끊임없이 우리 스스로의 스타일과 패션에 대해 항상 공부해 나가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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