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도 장담 못해"···완패 걱정에 초조한 與

머니투데이 박성민 기자 | 2011.04.03 16:37

4일 분당을, 강원지사 등 '빅3' 후보 결정, '잔인한 4월' 우려

우여곡절 끝에 판은 만들어졌지만, 전쟁은 지금부터다. 4·27 재보궐 선거를 준비하는 한나라당 얘기다.

한나라당은 3일 성남분당을 여론조사 경선과 강원도지사 대의원 경선을 실시해 4일 결과를 발표한다. 현재 분위기는 각각 강재섭 전 대표와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유력하다. 앞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김해을 후보로 결정한 데 이어 말 많던 재보선 대진표가 완성되는 셈이다.

거물급 후보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당 분위기는 밝지 않다. 정권심판 성격이 강한 재보궐 선거가 여당에 불리하다는 게 정설이지만, 자칫 0대3의 완패를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그 대상도 '텃밭' 분당, 여권 성향이 강한 강원도, 전통 지지기반인 영남(김해)이다. 당에서는 "민주당의 3대0 심리전에 끌려가지 말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현실화를 우려하는 쪽이 더 크다.

왼쪽부터 강재섭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엄기영 전 MBC 사장
분란의 씨앗은 분당이다. '떼놓은 당상'에서 승리를 걱정해야 하는 격전지가 돼버렸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영입을 둘러싼 여권 실세간 파워게임에 박계동 전 의원의 폭로전까지 겹치면서 여권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선거에 다시 임 실장을 보내자는 말까지 나오면서 "코미디 하느냐"는 비판도 불러왔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트위터에서 "분당 공천을 놓고 한나라당은 지난 한 달 동안 유력 후보를 괴롭히면서 우리가 불리하다고 홍보를 한 꼴"이라고 지도부의 전략부재를 꼬집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불러들인 것도 뼈아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강 전 대표는 손 대표에게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 잘 잡히지 않는 무응답 층 등 야권 지지층의 크기를 고려할 때 본선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또 다시 보수지지층의 결집과 낮은 투표율을 기대해야 하는 머쓱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필승 카드들의 파괴력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엄 전 사장은 민주당의 '이광재 동정론'을 뒤에 업은 최문순 후보를 넘어서야 한다. 당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위 고문을 맡은 박근혜 전 대표가 두 차례나 강원을 방문하는 등 간접적인 지원에 나섰으나 표심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태호 전 지사도 여론조사 결과 야권 단일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단일화 협상이 깨지면서 숨을 돌렸지만, 여전히 불씨는 살아있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의 후폭풍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의 잇단 공약파기로 전통 지지기반인 영남의 민심은 싸늘하다.

결국 당 지도부는 '강원 올인' 전략을 바꿨다. 텃밭인 분당과 김 전 지사의 인물론으로 승부하려던 김해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정 최고위원은 "강원도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분당, 김해 등 모든 선거에 자신감을 갖고 전략을 재수립해야한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쓰레기탑 쌓고 칭칭…'수거 거부' 당한 종량제 봉투, 이런 메모 붙었다
  2. 2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3. 3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4. 4 법원장을 변호사로…조형기, 사체유기에도 '집행유예 감형' 비결
  5. 5 "60대 맞아?" 아르헨티나 미인대회 1위 나이 화제…직업도 화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