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시간에 임박해 아반떼 승용차 한대가 들어왔다. 차에선 이날 행사 강연자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내렸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장관들은 보통 에쿠스급 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장관과 동행했던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장관 관용차는 에쿠스지만 오늘처럼 승용차 요일제에 걸리거나, 서울에서 일정이 많을 때는 수행비서 차를 얻어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또 정부과천청사에 들어올 일이 없거나 서울에서 일정이 많을 땐 수행비서 차량을 종종 이용한다. 통상 업무용 관용차가 나오는 고위 공무원들은 승용차 요일제에 걸리면 개인 차량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승용차 요일제(끝 번호 5)에 걸리는 매주 금요일 본인 소유 차량을 이용한다. 윤 장관은 2008년 식 에쿠스(4498cc)나 1999년 식 체어맨(3199cc)을 활용한다. 유 장관은 2004년 식 SM520(2000cc) 차량을 매주 금요일 탄다.
최 장관도 필리핀 대사 시절 구입한 2005년 식 3500cc급 아만티(수출용 오피러스)가 있지만, "차량을 한대라도 줄이는 편이 낫다"며 수행비서에 양해를 구하고 카풀을 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장관이 직접 결정한 것"이라며 "주변에서 만류했지만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부처 장관이 그 정도는 해야 한다면서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아예 업무용 관용차를 아반떼로 바꾼 장관도 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지난해 여름 준중형 LPG 하이브리드 아반떼로 관용차를 바꿔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친환경 차량은 승용차 요일제에서 면제돼, 이들 장관은 업무용 차를 365일 멈추지 않고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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