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백두산 화산 문제 공론화 시작한 속내는?

머니투데이 뉴시스  | 2011.03.29 08:26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에 대해 침묵하고 있던 북한이 갑자기 백두산 화산 문제를 들고 나와 29일 우리측과 공동연구를 위한 협의를 시작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 22일 지진국장 명의로 우리측 기상청장에게 전통문을 보내 백두산 공동연구 및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개최 문제를 논의할 백두산 화산 협의를 갖자고 제안했다.

화산폭발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한 북한이 먼저 백두산 화산 협의를 제안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금기를 깨고 백두산 화산 문제를 공론화 시킬 만큼 백두산에 신속한 대처가 필요한 폭발 징후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백두산 폭발 가능성은 지난해부터 전문가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2002년 6월 중국 동북부 왕청현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난 뒤 백두산에서는 지진이 10배 잦아졌고 리히터 규모도 1 이하에서 3~4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백두산 천지와 인근 숲에서 화산가스가 목격됐다.

또 10월에는 백두산 인근에서 수천 마리의 뱀떼가 나타나 화산 폭발의 징조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백두산이 처음 폭발한 것은 900년대 중반이며, 이후 1668년, 1702년 1903년에 걸쳐 대분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 동안 백두산 폭발 가능성에도 내부적으로 쉬쉬해왔다. 정권의 정통성을 백두산 항일 혁명에 두고 있기 때문에 백두산 폭발이 가져올 민심의 동요가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백두산 천지 종합탐험 활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천지 일대의 지각 변동과 얼음 상태가 지난해와 차이가 없고 동물의 활동도 정상"이라며 백두산 폭발 가능성을 일축했다

백두산은 김일성 주석이 항일혁명투쟁을 했던 곳으로 '김일성-김정일 우상화'의 상징적 명소로 이용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실제 출생지가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인데도 불구하고 백두산 밀영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하며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후계자 김정은 역시 '백두혈통'의 계승자임을 강조하며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우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북한 정권에게 백두산은 곧 정신적 지주이자 후계구도를 정당화할 상징적 수단인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 정권은 화산이 진짜 폭발할 가능성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10일 양강도 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가을부터 양강도 삼지연군과 대홍단군, 보천군에서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된 주민대피훈련은 사실상 백두산 화산폭발에 대처하기 위한 훈련이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2012년 완공 목적으로 건설 중이던 '백두산 관광 철도 건설'이 갑자기 중단되고 건설 근로자들이 철수한 것도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발표한 '백두산 화산폭발 대비 환경영향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이 분화할 경우 화산에서 분출된 황산화물이 지상에서 성층권까지 상승한 뒤 북미과 그린란드 대륙으로 확산되고, 황산화물이 햇빛을 반사해 한반도 등 동아시아 일대 기온이 2개월간 2도 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산폭발에 대한 대비 없이 실제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경우 북한 정권 존립 뿐만 아니라 한반도가 위태로워 질 수 있는 것이다.

남북 당국간 백두산 화산 협의를 진행하자고 '몽니'를 부리며 대남 대화공세를 펼수 있었는데도 북한이 '민간급으로 하자'는 우리측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인 것은 이런 고민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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