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위원장 사퇴철회 "MB가 말렸다"

머니투데이 정진우, 전혜영 사진=임성균 기자 | 2011.03.28 12:18

신정아 관련 첫 공식 해명 "명예 더럽힐 일 안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목이 탔는지 계속 물을 마셨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입을 굳게 닫았다. 자신이 준비한 얘기만 3분간 쏟아냈다. 28일 위원장직 사퇴 검토 의사를 공식적으로 철회하면서다. 지난 19일 머니투데이에 "사퇴를 검토 중이다"고 밝힌 지 9일 만이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28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동반성장위원회 4차 임시회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정 위원장은 이날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동반성장위원회 제4차 임시회의에 앞서 모두말씀을 통해 "최근 며칠간 동반성장위원회 초석을 다지기 위해 노력 했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초심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위원장직을 계속 맡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정 위원장은 사퇴 검토 의사를 밝힌 이후 동반성장위원회와 관련된 외부 일정은 나가지 않은 채, 개인 일정만 챙겼다. 이날 돌연 사퇴 철회를 비롯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 건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제4차 동반성장위원회 임시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웃으며 답하고 있다.ⓒ사진=임성균 기자.




정 위원장은 "대통령의 동반성장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고, 국민 여러분의 강력한 지지도 접했다"며 위원장직 유지 배경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회의가 끝나고 나갈 때 기자들에 둘러싸여 '이 대통령이 맡아달라고 했냐'는 질문 세례에 "(대통령이) 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여러 번 말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을 직접 만났냐'는 질문엔 대답을 피했다.

정 위원장은 자신이 내놓은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 국민의 성원은 높았지만 재계 반응은 차가웠고, 일부 정부 부처마저 비판적이어서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초과이익공유제를 차분히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이 같은 의도를 폄훼하고 진의를 왜곡하는 건 동반성장을 달성하는데 그만큼 장애가 많다는 것을 의미 한다"며 "초과이익공유제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정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초과이익공유제 실무위원회 설치를 논의했다. 위원들은 실무위를 동반성장위원회 소속 위원과 대·중소기업 대표 등 13명으로 구성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은 초과이익공유제가 부정적 어감이 있다고 지적하고, 사회적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만큼 명칭을 변경하자는 의견을 제기했다. 정 위원장도 이에 동의, 이익공유제는 앞으로 '창조적 동반성장사업'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은 "위원들 모두 초과이익공유제 취지엔 공감했지만 일부 위원의 제안으로 명칭을 바꾸자는 논의가 있었다"며 "위원장도 이에 동의했고, '창조적 동반성장사업'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인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 대기업 대표 CEO 9명과 중소기업 대표 9명 등 모두 24명이 참석했다.

정 위원장은 이밖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정아 씨의 자전 에세이와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제가 지금 개인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을 잘 알 것"이라며 "서울대 총장 재직 시절 내 명예를 더럽힐만한 일은 전혀 안했다. 위원회 활동이 이문제 때문에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신 씨와 관련된 여러 구설에 대해 처음으로 해명한 것이다.

한편 초과이익공유제 문제와 관련, 정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민간위원회인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초과이익공유제를 논의하고, 제도화할 건 제도화할 일"이라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이날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무역협회 최고경영자 조찬회에 참석, "그 문제(초과이익 공유제)는 이미 다 한 얘기 아니냐"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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