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학군 전세 아빠' 시름 깊어간다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 2011.03.29 07:11

[긴급점검 - 서울 하반기 재개발·재건축 이주 본격화(2)]


- 이사해야 하지만 주변 전셋값 폭등
- 자녀 학교때문에 다른 지역도 못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에 전세를 얻은 직장인 강모씨(38). 외아들 초등학교 배정문제로 급한 대로 전세시세가 상대적으로 싼 재건축단지로 이사했다. 당시 그가 계약한 102㎡ 전셋값은 1억8000만원. 문제는 청실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올 6월부터 이주를 시작할 계획이어서 조만간 집을 비워줘야 한다는 점이다.

이주계획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다시 이사를 하려고 보니 그 사이 주변 전셋값이 폭등해 동네이사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아들 학교문제로 다른 지역으로의 이사도 엄두를 못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본격적인 재건축 이주를 앞두고 자녀교육문제로 강남에 전세를 얻은 '아빠'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자녀들의 학교 배정을 위해 급한 김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재건축 전세계약을 했지만 막상 이주시점이 다가오면서 주변과 1억원 이상 벌어진 전셋값 때문에 고민에 빠진 것이다. 특히 올 하반기 이주 예정인 재건축아파트 가운데 상당수가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학군에 몰려 있어 같은 고민을 하는 아빠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대치동 청실아파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인근 중개업계에 따르면 청실아파트의 경우 올 6월 이주계획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500여가구가 이미 이주했다. 이곳엔 주로 학교 입학을 앞두고 임시방편으로 전세를 들어온 세입자들이 대수다. 이 아파트의 102㎡ 전셋값은 1억5000만~2억원 정도.

인근 C중개업소 사장은 "개포주공 82㎡가 2억원 선에서 구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며 "이주가 본격화되면 은마아파트나 개포주공에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값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시의회에서 지구단위계획 변경 승인을 받은 서초구 반포 한신1차아파트의 경우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난해 8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올 하반기 이주계획이 알려지면서 2억5000만~2억8000만원 선이던 105㎡의 전세값은 2억2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인근 B중개업소 사장은 "이주를 앞둔 시점에서 이 곳에 전세를 든 사람들은 대부분 자녀 학군 문제가 이유"라고 말했다.

 이주시점으로만 보면 한신1차의 경우 청실에 비해 여유가 있는 편이다. 사업시행변경인가와 관리처분변경인가 등을 거치려면 이주가 빨라도 올 연말쯤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주시점에 인근에서 전세를 구하기 힘든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 주변 한신3차나 경남아파트의 경우 같은 규모는 3억~3억5000만원을 줘야 전세를 구할 수 있다. 반포주공1단지 66㎡가 그나마 2억3000만~2억5000만원 선에서 구할 수 있는 하한선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4. 4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