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파주, 프리미엄아울렛 현장을 가다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 2011.03.29 10:43

[머니위크 커버]프리미엄아울렛 전성시대/ 신세계첼시 파주프리미엄아울렛 쇼핑법

단 4일 동안 이곳을 찾은 방문객 수만 25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주말인 3월20일과 21일에는 방문객들로 인해 일대가 주차장으로 변해버리기도 했다.

신세계가 지난 18일 여주에 이어 두번째로 론칭한 파주프리미엄아울렛에 대한 관심은 그만큼 뜨겁다. 사치와 여유의 심볼인 명품을 잘만 하면 나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호기심이 반영된 것이다. 160여개 최대 브랜드업체가 입점했다는 소식은 쇼핑객들의 이런 기대감에 불을 붙이고도 남을 정도. ‘콧대를 확 낮춘’ 명품브랜드 사냥에 나선 쇼핑객들을 위해 직접 ‘프리미엄아울렛 공략법’ 을 알아봤다.



◆ 쇼핑이 아니라 산책…"새로운 쇼핑 문화 즐기세요"

서울 시내에서부터 자유로를 타고 자동차로 50분,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서울 마포구 합정역에서 2200번 등의 버스를 이용하면 1시간 남짓 되는 거리에 위치한 파주프리미엄아울렛. 지난 22일 이곳을 찾았다. 통일전망대, 헤이리예술마을 등 유명 관광지가 밀접해 있지만 아직은 논밭이 많은 교외의 한적에 도로에 등장한 아르데코 양식(1920~30년대 미국 다운타운을 연상시키는 건축 양식)의 건물이 한눈에도 튀는 인상이다.

내부로 들어서자 분수대, 잔디밭, 테라스형 카페 등으로 꾸며놓은 정원이 이국적인 느낌을 한껏 자아낸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 관광객이 쇼핑보다는 정원에서 산책을 즐기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곳 건물은 3층 복층 구조로 돼있다. 쉽게 말해 가운데 정원을 둘러싸고 타원형의 건물이 길게 둘러쳐져 있는 구조. 쇼핑객들은 1층부터 3층까지 건물의 테라스를 따라 돌며 브랜드 가게 쇼핑을 즐기도록 돼 있다.

때문에 브랜드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쇼핑 집중도는 꽤 높은 편이다. 일자 형태로 브랜드 가게들이 죽 늘어서있는 여주와 비교해 가운데가 뚫린 타원형 건물의 구조상 건물 어디에 있더라도 한눈에 브랜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원 쪽을 향해 외벽에 브랜드 로고를 큼지막하게 박아 놓은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이곳에 입점한 브랜드 수는 165개. 여주보다 20개 정도가 많은 숫자다. 1층에는 의류, 잡화, 액세서리 2층에는 디자이너 의류, 잡화, 3층에는 식음료, 생활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 쇼핑을 즐기다 보면 이와 같은 구별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

명품 의류, 가방 신발 등 잡화, 생활용품 등 카테고리 별로 구별돼 있는 여느 쇼핑 장소와 달리 이곳은 여러 카테고리의 브랜드가 뒤섞여 있다. 디자이너 의류 매장 옆에 스포츠웨어 브랜드가 나타나기도 하고, 남성복을 쇼핑하려면 건물 구석구석 숨어있는 매장들을 찾아다녀야 한다.

신세계첼시 관계자는 “교외형 프리미엄아울렛 인만큼 여유 있게 산책을 즐기듯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배치했다. 가방을 사려는 이들도 테라스를 따라 산책을 즐기다 예상치 못하게 마음에 드는 의류 제품을 발견할 수 있다. 쇼핑객들이 ‘트레져 헌팅(보물찾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쇼핑객들의 반응은 극과 극. 가족과 함께 구경 나왔다는 김미경 씨는 “푸드코트 외에 식당도 많고 군데군데 수유실 등 편의시설이 잘 돼 있어 아이들과 나들이 삼아 나오기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와서 그런지 정신이 없다. 브랜드가 많긴 한데 정리가 안 돼 있는 느낌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렛 쇼핑 비법…"토요일 오전 공략하면 보물찾기 쏠쏠"

‘아울렛’이란 본래 백화점이나 제조업체에서 판매하고 남은 재고상품, 혹은 비인기상품 등을 정상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교외형 재고전문 판매점’을 뜻하는 말이다. 이곳에 쇼핑을 나오는 이들 역시, 꼭 기억해 둬야 할 부분이다. 이곳에서 만난 일산에 사는 주부 한민주 씨도 “관심 있는 제품의 모델 번호를 적어서 왔는데, 막상 인기 모델은 살 수 있는 게 없다”며 아쉬워했다.

확인 결과 이곳에서 취급하는 제품은 매장마다 차이가 있다. 만다리나 덕의 경우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아울렛 매장에서 팔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방침. 이번 시즌에 나온 신상제품이 아닌 3~4년 된 제품이라 하더라도 인기 모델로 백화점에서 판매가 진행 중이라면 이곳에서는 구할 수 없다. 반면 란셀의 경우 이번시즌 신상 제품까지 10% 할인 가격에 판매 중이다.

신세계첼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아울렛은 시즌 아웃(이번 시즌 생산 제품으로 포함되지 않은)된 재고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라며 “매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난 시즌 물건이 많기 때문에 모델 디자인이 크게 유행에 뒤떨어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명품 인기모델을 찾기보다는 유행을 타지 않은 기본 스타일의 의류 상품 등을 쇼핑하기에 적당하다. 다만 기본적으로 재고 제품을 취급하는 만큼 물량은 각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인기 제품의 경우 재고 물량 또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아울렛에서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찾을 확률을 높이기 위한 비법은 ‘토요일 아침 공략’. 새로운 제품이 입고되는 날짜나 요일은 매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쇼핑객이 많이 몰리는 주말을 대비해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추가로 제품을 입고하는 업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시즌이 바뀌면서 새로운 제품들이 대량 입고되는 ‘매 시즌 초’를 노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격은 기본적으로 제품의 제작 연도와 재고 물량에 따라 결정되는데, 보통 30~50% 정도 할인된다. 의류나 가방 등 지난 시즌 제품은 대부분 30~40% 할인폭을 보였다. 그러나 파주프리미엄아울렛의 경우 그랜드오픈과 맞물려 현재는 70~80%까지 할인된 물건도 적지 않았다.


신세계첼시 관계자는 “프리미엄아울렛에 각 매장들이 임대 형식으로 들어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할인폭이나 가격 결정은 브랜드 매장마다 달리 결정된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벤트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추가 할인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파주프리미엄아울렛 홈페이지에 가면 오픈 기념 쿠폰을 발매 중이다. 또 일일 구매액 70만원 이상의 고객들에게는 VIP패스카드를 발급하고, 5% 추가 쿠폰 할인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샤넬, 구찌 빠진 파주…명품아울렛? 프리미엄아울렛?

“명품 아울렛이라 해서 왔는데, 명품 브랜드는 없고 백화점 일반 매장이랑 다를 게 없는 것 같아요.”

여주아울렛의 영향일까. 파주프리미엄아울렛은 오픈과 동시에 또 하나의 ‘명품 아울렛’으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파주에서 만난 쇼핑객 중 상당수는 “루이비똥, 샤넬, 버버리 등 명품이 빠진 아울렛이 명품매장이냐”며 실망하는 표정이었다.

현재 여주에는 발리, 디올, 구찌, 입생로랑, 페라가모 등이 입점해 있는데 반해 파주에는 이 브랜드들이 입점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최고 명품으로 꼽을 수 있는 브랜드 수만 보더라도 여주는 40여개 정도, 파주는 20여개 정도다.

그렇다면 파주에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대거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이월 상품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아울렛의 경우 재고 물량의 수급 여부가 아울렛 입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아울렛에 새로 입점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인데 여주에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의 경우 재고 물량을 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버버리코리아 관계자는 “전략적인 부분에서 맞아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 아니겠냐"며 "파주는 애초에 들어갈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현재로서는 입점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세계첼시 관계자는 “파주는 명품아울렛이라는 말보다는 프리미엄아울렛이 맞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이란 명칭은 명품이나 아웃도어 생활 용품 등 각 카테고리 내에서 최고의 제품,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성했다는 의미. 그는 “해외명품 브랜드가 많이 입점해 있는데다 프리미엄이라는 말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주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입점 브랜드들이 늘어났다. 파주도 앞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명품 브랜드가 더 늘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도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파주 관광의 랜드마트로 만들겠다”
강필서 파주프리미엄아울렛 점장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은 파주프리미엄아울렛의 강필서 점장. 그는 여주프리미엄아울렛에서도 지점장을 했던 '여주 성공'의 일등공신이었다. 때문에 그의 여주 성공전략이 파주에도 그대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강 점장은 여주의 성공전략으로 “쾌적한 쇼핑공간을 고집스럽게 지켜왔다는 점”을 가장 먼저 꼽았다. 카테고리별로 인기가 높은 브랜드를 유치해 쇼핑공간으로서의 매력을 살리는 동시에, 편의시설에 중점을 둬 관광지로서의 매력 또한 지켰기 때문에 얻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파주 역시 여주와 마찬가지로 주변 관광지와 연계하는 동반성장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어마을, 헤이리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시켜 쇼핑이 목적이 아니라 가벼운 여행을 나왔다가 파주아울렛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관광 랜드마크로서 잠재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강 점장은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드나드는 해외관광객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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