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통시장 지각변동..AT&T 딜 승인까진 산너머 산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 송선옥기자  | 2011.03.22 04:52
미국 이동통신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20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제2위의 무선통신업체 AT&T가 4위 업체 T모바일 유에스에이를 39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딜이 성사되면 현재 2강1중1약 구도가 2강1약의 삼국지 구도로 바뀐다.

AT&T와 T모바일이 합쳐지면 사용자 기준 약 1억3000만명이라는 미 최대 무선통신업체가 탄생한다. 합병업체의 규모는 현재 시장 1위인 버라이즌보다 3분이 1이나 더 크며 3위인 스프린트 넥스텔보다는 2배이상 더 크다.

원래 T모바일은 스프린트 넥스텔과 M&A논의가 있었으나 AT&T가 전격 끼어들어 낚아챔으로써 스프린트는 대단히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 20일 저녁 이소식을 접한 후 스프린트는 비상대책회의를 갖는 등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AT&T는 T모바일의 모회사인 도이치텔레콤에 250억달러의 현금과 주식, AT&T의 지분 8%를 넘기게 된다.

이번 거래는 AT&T가 애플 아이폰의 판매권을 버라이즌과 공유하게 되자 성장을 위해 T모바일 인수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딜이 완료되려면 당국의 승인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한다. 특히 미국 통신당국이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이 제약되고 있다며 대형 딜에 부정적이어서 승인이 쉽지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미국 통신위원회(FCC)는 지난봄 통신시장 보고서를 통해 미국 통신시장에 유효한 경쟁이 있다는데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올해에는 이동통신 시장 경쟁제한에 대한 의심이 더 커졌을 것이란 평가들이 많다.

시장경쟁을 전공하고 있는 허버트 호벤캄프 아오와대 법대 교수는 "이동통신시장은 고도로 집중화된 시장"이라며 "합병후 효율성이 높아졌음을 의미있게 증명하지 않는 한 법무부의 높은 합병승인 잣대를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상대방을 잃게된 스프린트는 물론 소비자 단체도 부정적 시각이다. 퍼브릭 놀리지 기지 손 대표는 대형 이동통신회사 합병후 가격은 오르고 선택기회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티트 스위스 조나선 채플린 애널리스트도 "규제리스크가 매우 크다"며 "미국에서 시도된 딜 중 가장 규제리스크가 높은 딜"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합병승인을 포함, 딜이 완료되는데 최소한 1년이상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양사 합병결정후에도 T모바일 고객이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 T모바일이 아이폰을 취급하려면 합병이 완료되고 애플과 별도의 협상을 거친 후에나 가능하다.

포레스터의 찰스 글로빈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수로 훨씬 많은 이용자에게 통신편의가 제공되겠지만 AT&T와 버라이즌이 전체 이동통신 사용자의 75%를 차지하게 돼 통신비 인하가 빨리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T모바일 고객이 AT&T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휴대폰 사용의 편의는 높아질 전망이다. 그리고 AT&T로서도 T모바일과 합병으로 4G에 대한 투자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T모바일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기반을 두고 있는데 이번 AT&T의 인수가 성사되면 기존 T모바일 사용자는 AT&T의 요금체계를 따라야 해 소비자 편익은 저해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AT&T의 랜덜 스티븐슨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이번 인수는 미국의 인프라를 강화하고 확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미 통신시장은 경쟁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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