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도 기운 건축美…세계가 놀란 신기술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1.03.23 10:05

[2011 해외건설대상]쌍용건설, 21세기 건축기적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지면과 최고 52˚(도) 기울어져 '21세기 건축의 기적'이란 평가를 받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Marina Bay Sands Hotel)'. 쌍용건설(회장 김석준·사진)의 시공 능력을 세계에 알린 건축물로 손색이 없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지하 3층, 지상 55층 건물 3개동이며 총 2561객실을 갖추고 있다. '스펙'만 보면 곧게 서 있어야 할 건물이지만, 외관은 상식을 파괴한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3개 건물들은 마치 2장의 카드가 서로 기대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지상 200m 높이에서 빌딩들을 연결하는 거대한 배 모양의 '스카이 파크'가 올라서 있다.

피사의 사탑(5.5˚)보다 약 10배 더 기울어져 있고 동쪽 건물 지상 70m(23층)에서 서쪽 건물과 연결된 후 55층까지 올라가는 '들입(入)'자 구조로 돼 있다. 이 때문에 현존하는 건축물 중 최고 난이도 공사로 꼽혔다.

고급 건축물의 시공 능력은 디자이너의 상상을 현실로 온전히 구현해낼 수 있느냐다.

쌍용건설은 디자이너의 설계 도면대로 짓기 위해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초로 포스트 텐션(Post-Tension)과 특수 가설 구조물(Temporary Bracing) 설치 공법 등을 사용했다.

휘어진 건물이 안쪽으로 쓰러지지 않기 위해 아래에서 쇠줄로 잡아당겼고 건물 안쪽에선 3곳에 구조물을 설치해 버팀목 역할을 하도록 했다. 교량에 쓰던 특수공법들을 응용한 것이다.

백미(白眉)는 스카이 파크다. 수영장 3개와 전망대, 정원, 산책로, 레스토랑, 스파(Spa) 등을 갖춘 스카이 파크는 길이 343m, 폭 38m에 달한다. 에펠탑 (320m)보다 20m 이상 길고, 면적은 축구장의 약 2배 크기(1만2408㎡)로 무게만 6만톤을 넘는다.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망대는 보잉 747 여객기 전장과 맞먹는 약 70m가량이 지지대 없이 지상 200m 위에 돌출돼 있다.

엄청난 규모의 건축물을 호텔 꼭대기 위해 얹어야 하는 난이도 높은 공사였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쌍용건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길이 38~75m, 무게 200~700톤의 철골 구조물 총 7700톤을 지상에서 조립해 200m위로 끌어 올리는 유압잭을 이용한 해비 리프팅(Heavy Lifting) 공법을 사용했다.

또 기울어지고 갈라진 하층부 건물을 압박하는 6만톤의 하중을 트랜스퍼 트러스(Transfer Truss) 공법을 통해 해결했다. 휘어진 건물을 누르는 엄청난 무게를 곧게 선 옆쪽 빌딩으로 분산시키는 기술이다.

최근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경사구조 시공 공법은 해외 프로젝트에 적용한 기술 중 최초로 국토해양부 건설신기술(제608호)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쌍용건설은 국내 관공사 입찰시 기술점수에 가점을 받고 유사한 프로젝트에 사용하게 디면 기술료(해당 공사금액의 약 15%)를 받게 됐다.

공사과정에서 기술 뿐 아니라 다양한 기록들도 작성됐다. 공사를 위해 하루 최대 동원된 인원은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중국, 방글라데시,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미얀마 등 10여 개국 6000명에 이른다.

언어와 생활습관이 다른 다국적 근로자들이 2교대로 24시간 공사에 참여하면서도 1200만 시간 무재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싱가포르가 차세대 성장 동력을 위해 국책 사업으로 추진 중인 도심형 복합 리조트인 마리나 베이 샌즈 복합 리조트의 메인 프로젝트다.

공사금액만 7억8000만달러(약 9000억원)에 달해 대한민국 해외 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건축 프로젝트란 기록을 새로 썼다.

쌍용건설은 적정 공사 기간 48개월의 고난도 공사를 불과 27개월 만인 지난해 6월 마무리해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시공능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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