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원전직원 일기 "간부들, 자살하지마"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 2011.03.17 17:03
↑일본 인터넷매체 '제이캐스트' 16일자 기사 캡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여성이 인터넷을 통해 '천재(天災)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들의 노력을 인재(人災)라고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기를 읽은 네티즌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다.

지난 16일 일본 인터넷매체 제이캐스트는 도쿄전력 직원으로 알려진 한 여성이 지난 13일 일본 최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믹시(mixi)'에 '지진이 있었던 11일 후쿠시마 제1원전 1층에 있었다'는 내용의 일기를 올렸다고 보도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근무한다는 이 여성은 "도쿄전력 직원이라고 해도 이런 저런 지진이 일어나고 방사능 수치가 상승해버리면 일 따위는 던져버리고 가족을 찾으러 가버린다"면서도 "모두 빨리 도망가고 가족을 만나고 싶었지만 이내 마음을 다스리고 후생반, 의료반, 소방반 등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또 "후쿠시마 제1원전은 바로 얼마 전 사무 본관 주변에서 대피훈련을 실시했다"며 변명으로밖에 안 들리지만 원자력발전소는 재해대책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아무리 재해대비를 하고 있어도 천재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원자력발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들의 노력을 '인재'라는 말로 비난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하는 간부들의 책임도 없다며 "자살 따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제이캐스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직원 중에 일기를 쓴 여성과 동일한 이름의 직원이 확실히 있으며,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도면시스템관리를 담당하는 부서에 있다고 확인했다. 도쿄전력은 "일기를 쓴 것이 직원 본인인지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17일 현재 이 일기에는 약 800개의 댓글이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칭찬과 함께 "가족 감싸기에 불과한 변명을 일기라 하지 말라"는 등 찬반양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한편,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사고 원전 최후 지킴이- 50인의 일본인 근로자들'이라는 제목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의 노심용융을 막기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도쿄전력 직원들을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들의 신원이나 작업기한 등에 대해 어떤 정보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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