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팔리지 않는 집, 해결책은?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11.03.23 09:53

[머니위크 커버]재테크 AS/ 내집 팔기 4단계 전략

#.경기도 부천에 사는 정재훈 씨(가명 38)는 매물을 내놓은 지 2년 만인 지난달에야 부천의 전용 135㎡ 아파트를 처분했다. 처음 제시했던 가격보다 무려 4000만원이나 낮춘 가격이지만 오히려 고맙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당장 밀려있는 대출금을 생각하면 큰 절이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 구입 당시보다 2000만원의 손실을 봤지만 더 오를 금리를 생각하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위안을 삼는다.

#.성동구 행당동의 전용 85㎡대 아파트를 팔려고 내놓은 김순영 씨(가명 44)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3년째 매물로 내놨지만 집을 보러 오는 사람조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골칫거리 행당동 집이 새 주인을 찾은 때는 지난 2월. 매수자는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기존 세입자가 전세값 상승 압력에 못 이겨 직접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세입자와 관계가 좋았던 김씨는 500만원을 들여 내부 리모델링을 새로 해주고 당초 내놓은 가격보다 1500만원을 낮추는 선에서 계약을 마무리했다.

아파트 가격의 답보상태가 계속되고 금리 상승의 압박이 더해지면서 주택 매도를 계획했던 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3월 중순 들어 재건축아파트발 아파트 추가하락의 징조가 보이면서 심리적 부담감을 가진 이들의 투매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내집 팔기 4단계 전략
내집 팔기 시점 잡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당장 팔자니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하고 버티고 있자니 매달 지불해야하는 이자비용에 허리가 휜다. 최근 1년간 전세가격 상승률이 11%에 달하고 있지만 좀처럼 거래시장은 살아나지 않는 분위기다.

소위 하우스푸어로 불리는 집에 발목 잡힌 이들이라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해결책은 녹녹치 않다. 우선 당장 급한 불을 꺼야한다면 처분하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김승섭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동산팀 차장은 “매수자 우위시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매도자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매매 마스터플랜을 착실하게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여건이라면 착실한 매매 마스터플랜으로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는 충고다.

주택 매매 마스터플랜에 적용할 수 있는 예로 4P로 불리는 마케팅의 4대 요소를 적용할 만하다. 4P는 거래를 위해 공급자가 고려해야 할 대상으로 상품(Product), 가격(Price), 시장(Place), 홍보(Promotion)가 있다.

①상품

우선 수요자가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질이 뛰어나야 한다. 거기서 거기인 아파트에 품질을 운운한다는 것이 우스울 수 있지만 내부구조를 잘 꾸미기만 하다라도 상품가치는 크게 올라간다.

집은 가족이 매일같이 지내야 하는 거의 유일한 휴식공간이다. 집을 구하려는 사람은 으레 집을 둘러보며 내집인양 상상하게 마련이다. 이 때 편안하고 행복한 집이라는 이미지가 남아있다면 매수자에게 각인될 수 있다.

따라서 돈이 조금 들더라고 착실히 보수하고 깔끔하게 내부 리모델링을 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조명을 밝고 따듯하게 하는 것도 포인트다.

②가격

주택처럼 목돈이 들어가는 상품도 없다. 그만큼 가격의 영향력은 주택 매매에서 거의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이 낮다면 빨리 팔리지만 손실을 보게 된다. 반면 가격을 높게 책정하면 거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주택 거래에서도 통용된다. 매수자의 자금사정을 고려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까지 협상을 진행해보자.

주변 시세를 파악하는 것도 주택 매매의 기본이다. 비슷한 물건을 전부 모아보고 매도할 집의 가격을 결정하자. 가장 최근에 거래된 주택 가격이 기준이 된다. 국토해양부 아파트 실거래가(rt.mock.go.kr)나 주요 부동산 포털 등을 이용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③시장

주택 거래는 주택 시장에 매물을 내놓으면서 시작된다. 매물이 많고 거래 수완이 좋은 중개사를 찾자. 대부분의 중개업소가 물건을 공유하기 때문에 지역 내에서 능력 있는 업소 두어 곳이면 충분하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부동산정보업체를 통해 판매를 대행할 수도 있다. 이들은 지역 수요 외에도 장거리 이사를 계획하는 사람에게도 노출되므로 보다 광범위한 지역의 수요까지 커버할 수 있다. 다만 믿을만한 곳인지 사전에 충분히 조사하고 인감증명서 등 꼭 필요한 서류는 직접 챙기는 것이 안전하다.


④홍보

통상 부동산 매매에 관한한 중개업자에게 일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매도자의 상황이 절실하다면 아는 사람들에게 집을 내놨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릴 필요가 있다. 이른바 직접 홍보다.

현장을 다니다보면 의외로 지인의 매물을 구입하는 사례가 간혹 있다. 아는 언니의 형부나 아빠 친구 딸 등 가깝지 않더라도 소문을 통해 의외의 인물과 거래할 수 있다. 슬쩍 주변 여건이나 생활환경, 관리사례 등을 흘려주면 좋다. 예컨대 바로 옆에 산이 있어 등산에 흠뻑 빠졌다거나 몇달 전 새로 마루시공을 해서 흠집이 없다는 식으로 말이다.

단점을 커버하는 것도 홍보 전략 중 하나다. 깨끗한 등기부등본을 보여주는 것이 매수인 입장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말소사항을 포함하게 되면 그동안의 권리관계가 드러나기 때문에 ‘지저분한 집’으로 오해받기 쉽다. 공인중개업소에 음료라도 챙겨드리고 가능한 한 말소사항이 포함되지 않은 등기부등본을 매수자가 볼 수 있도록 부탁해보자.



금리 인상, 부동산 거래 심리효과 클 것

금리 인상 여파로 살아날 듯하던 주택거래가 다시 위기에 빠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일 기습적인 금리인상을 추진했다. 기존 2.75%에서 0.25%P 오른 3%다.

인상폭이 크지 않지만 3%대라는 심리적 요인과 정부의 최대 목표인 물가안정을 위해서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주택 거래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승섭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동산팀 차장은 “기준금리 3%대라면 대출금리는 6%가량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금리 자체가 높지 않지만 주택 관련 대출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가계에서 부담하는 이자비용은 크게 느껴진다”고 금리 부담을 주택거래의 걸림돌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대출부담을 진 주택보유자가 감당할 수 있는 금리수준은 얼마나 될까?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마지노선을 6%대로 보고 있다. 이 팀장은 “가계는 6%가 넘으면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 현재 금리가 사실상 버틸 수 있는 마지막 단계로 보여진다”면서 “금리 인상시기가 예상보다 빠르기 때문에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김 차장은 “지속적으로 금리 상승 가능성이 제기돼 왔기 때문에 가계에서 어느 정도 대비는 하고 있을 것”이라며 “경제여건이 회복되는 흐름으로 볼 때 완만한 금리상승이 예상되고 있으며 시장 여건을 꾸준히 관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집 빨리 팔기 노하우

1. 낮은 금리 대출 승계 가능함을 강조하자
-만약 매도자가 대출을 안고 주택을 구입했다면 과거 금리 수준이 낮았기 때문에 매도자에게 신규대출 부담 대신 과거 대출을 승계할 수 있음을 인지시키자.

2. 중개수수료는 아끼지 말자
-인센티브로 중개업자에게 동기 부여를 해보자. 중개업자는 인센티브 매물에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게 마련이다.

3. 말수는 적게, 옷차림은 깔끔하게
-인상 좋은 사람에게 끌리게 마련. 꼭 필요한 말만 하고 격식있게 행동하자. 좋은 일로 집을 판다는 인식을 주면 매수자의 심리적 안정감에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 : 부동산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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