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헬기 157대 환자 실어날라 … 복도는 '즉석 응급실'

머니투데이 중앙일보  | 2011.03.17 08:31
동일본 대지진 직후 일본의 재난구조 시스템은 신속하게 작동했다. 일본 전역의 병원에서 500개의 재난의료팀(DMAT)이 매뉴얼대로 현장에 들어갔다. 도쿄 고쿠시칸(國師官)대 응급전문의 다나카 히데하루(田中秀治·53) 교수가 이끄는 의료팀은 미야기(宮城)현에 투입됐다. 다나카 교수가 사흘간의 생생한 현장 상황을 전해왔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신상도(41) 교수의 추천을 받아 그를 본지 객원기자로 위촉했다.

다나카 교수는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해 심장마비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11일 오후 지진 소식을 듣자마자 우리 재난의료팀은 도쿄를 출발해 미야기현으로 향했다. 밤낮없이 구급차를 몰았지만 도로가 끊어지고 차량이 뒤섞여 시간이 많이 걸렸다. 12일 점심 무렵 20시간 만에 미야기현 이시노마키(石卷) 적십자병원에 도착했다. 우리 팀은 5명의 구급구명사(응급구조사), 2명의 지원인력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지역의 DMAT가 속속 도착해 모두 10개로 늘었다.

자위대·해군·소방서·해안경비대 등이 보유한 157대의 헬기가 환자를 실어날랐다. 하루 2400명의 환자가 몰렸다. 복도·로비 등 병원 곳곳에 환자가 들어찼다. 수액주사가 필요한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200여 명은 당장 처치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한 상태였다. 외상성 뇌출혈이나 복강 출혈 환자들이었다. 팔다리 골절 등의 중상자도 500여 명에 달했다. 안타깝게도 20명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숨졌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성인병 환자 관리도 중요하다. 피난소(대피소)를 돌면서 약을 나눠줄 사람이 절실하다. 집에서 약을 갖고 나온 사람이 거의 없다. 수액주사제 대신 마시는 보충제도 필요하다.

아직도 전체 상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우리 의료팀이 구급차를 몰고 나갔더니 많은 사람이 약을 달라고 호소했다. 아직 건물 잔해에 깔려 있는 사람이 있다. 구조가 시급하다.


일본인은 핵 알레르기가 심하다. 지금까지는 방사선이 미량이라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연료봉 멜트다운(노심용해)이 현실화하면 어느 정도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서 반경 30㎞ 이내만 위험하다고 알고 있지만 멜트다운이 시작되면 피해 범위가 확산될 것이다. 일반 환자와 방사능 오염 환자가 섞이면 그야말로 패닉이 생길 거다. 그런 상황이 생기면 한국 의사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DMAT=Disaster Medical Aid Team의 약자. 재난을 담당하는 일본의 응급의료팀을 말한다. 대개 팀당 의사 1명, 간호사 2명, 구급구명사·지원인력 각각 한 명 등 5명으로 구성된다. 의사는 응급전문의이거나 소정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이번에 500개 팀이 투입됐다. 72시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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