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유보'…조심스런 금융당국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11.03.16 17:23
금융당국의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외환은행 매각 문제를 놓고서다. 16일 정례회의를 열어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 펀드의 적격성을 심사한 결과만 봐도 그렇다.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결론은 '유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이슈는 산업자본 여부와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등 두 가지. 이중 금융위는 산업자본 여부에 대해서만 "비금융주력자로 보기 어렵다"며 '오케이(OK)' 판정을 내렸다. 산업자본이 아닌 만큼 은행 대주주가 되는데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당초 여기까지 검토를 완료했다. 이 결과를 밝히면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건을 승인해준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이 돌발 변수로 등장하면서 꼬였다.

대법원이 유회원 론스타코리아대표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는데 론스타 법인이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 현행법상 은행 대주주가 은행법 위반이나 증권거래법 위반 등 금융범죄로 최근 5년 내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으면 대주주 자격을 잃는다.

금융당국은 "추가적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한이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섣부른 예단을 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금융당국 분위기는 신중, 그 자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을 단순하게 보기 힘들다"며 "고려하고 짚어볼 게 많아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속단을 할 경우 더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라며 "차분히 점검한 뒤 결론을 내려도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물론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법률적으로 '별개'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대주주 적격성과 자회사 편입과는 별개 문제로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선(先)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문제될 소지를 없애면서 조심스럽게 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부 상황을 따지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일단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검토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을 고려할 때 이달 내 승인은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렇다고 마냥 늦추기엔 금융당국으로서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시간만 다소 늦춰질 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란 큰 틀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을 잃더라도 매각 작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이 '유보→매각 명령→인수 승인' 등의 수순을 밟으면서 다음달 중순 내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도 맥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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