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삼성·LG, 日 원자재·부품조달 '비상'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11.03.13 14:16

'위기대응상황실 등 피해 모니터링·후속대책 분주…장기적인 악재될라

지난 11일 발생한 일본 최악의 강진과 후속 여진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LG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전자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13일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여의도 LG트윈타워에 법인관리, 인사, 구매, 대관, 홍보 등 유관부서 인력으로 위기대응상황실을 구성해 가동 중이다.

LG전자는 추가 지진 및 쓰나미가 우려되는 만큼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일본 도쿄 지역은 출장금지, 그 외 일본지역은 출장제한 지역으로 정하는 한편, 대만·필리핀 등 태평양 인근국가들은 출장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현지직원과 직원 가족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 출장자는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으며, 일부는 한국으로 복귀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 주요 전자업계도 일본 열도를 휩쓴 리터규모 9.0 강도의 대지진 사태가 발생한 11일부터 주말 내내 일본 판매팀과 구매팀 등 현업부서 위주로 일본 현지 지사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후속 대책 마련에 분주히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일본 대지진 여파로 전자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전자부품을 비롯한 원자재 수급 우려다. 코트라에 따르면 작년 전자부품의 대일 수입금액은 68억 달러 규모로 전체 부품소재 대일수입액 중 비중(17.8%)이 가장 크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우, 포토레지스터(PR), 웨이퍼, 생산장비 등을, LG전자는 반도체 회로부품과 LCD 및 모듈 등을 일본 업체들로부터 공급받아왔으나, 이번 지진 피해로 자칫 조달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13일 일부 협력사들이 이번 지진피해로 인해 공장 가동 중단 등 일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까지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정확한 현지 피해 집계조차도 어렵다는 점에서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지 협력사 일부가 지진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웨이퍼의 20%를 일본 협력사로부터 조달받는 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해당업체공장이 지진 진앙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지진 피해를 입진 않았지만 원활하게 조달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당장 국내 전자 기업들은 원자재 및 부품의 경우, 예비 재고물량이 남아있기 때문에 당장 생산차질은 없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현지 피해상황이 보다 심각하거나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현재 타 국가로의 수급비중 확대 등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일본 대지진 여파로 삼성과 LG가 올해 주력하고 있는 일본 시장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의 경우, 휴대폰에 이어 지난해 말 LCD TV를 일본 시장에 출시하면서 대일 시장공략에 적잖은 공을 들여왔다. 스마트폰 및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기기 수출에 주력해왔던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다만 아직까지는 도쿄 등 대도시의 경우, 지진 영향이 크지 않아 내수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단기에 머물 것이라는 게 이들의 기대다.

LG전자 관계자는 "하네다, 나리타 공항 정상운행 재개로 휴대폰 출하도 이상이 없으며, TV, 가전 등도 남서부 항구를 통해 선적돼 아직까지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내수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이지만, 도쿄 등 대도시가 큰 타격을 받지 않아 곧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일 일본 최악의 지진 사태가 일본을 강타하면서 바다건너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이 지진파에 따른 오작동을 우려해 반도체·LCD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등 간접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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