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고 장자연씨의 친필 편지라고 알려진 문건 대부분 위조됐다는 증거가 발견된 가운데, 해당 문건을 제보한 ‘왕첸첸’ 전모씨(31)는 2년 전에도 “상상해 만든 편지”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 조작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는 전씨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이 논란은 2009년 당시와 다를 바 없다. 2년 만에 ‘장자연 리스트’ 논란이 되풀이된 셈이다.
2009년 전씨는 고 장씨의 측근이라고 주장하며 한 언론 매체에 고인의 자살 이유와 심경을 담은 8장의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당시 경찰 조사 결과 “전씨는 고인과 관계없는 인물로 밝혀졌다”며 전씨에 대한 수사를 멈췄다.
당시 이명균 경기지방경찰청 강력계장(현 삼척경찰서장)은 “전씨는 고인과 친분이 있었다 주장했지만 신원확인 결과 고인과 일면식도 없었다”며 “언론 보도를 토대로 상상해 편지를 만들어 보낸 것이란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3일간 수사력만 낭비했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전과 10범으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부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1999년 2월 수원중부경찰서에 구속돼 4년형을 선고받은 뒤 만기출소했다.
2003년엔 출소 3개월만에 다시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구속, 징역 8년 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오는 5월 출소예정이었으나 교도소에서 교도관을 폭행해 15개월 형이 추가돼 2012년 8월까지 복역 예정이다.
현재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은 10일 "전씨의 교도소 수감실에서 압수한 편지 원본 20여 장과 편지봉투 등을 정밀 분석한 결과 발신지 주소가 오려지는 등 조작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9일 이명근 삼척경찰서장을 재투입해 범죄심리분석관 등 50여 명으로 구성된 수사팀을 꾸려 전씨가 수감 중인 광주교도소를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전씨가 고인으로부터 받은 편지라고 주장한 문건 23장을 압수해 필적감정 작업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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