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윤부근 사장, LG에 "계란으로 바위깨기 마라"

머니투데이 김포공항=오동희 기자 | 2011.03.10 11:32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10일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LG의 3D TV 기술 논쟁을 '계란으로 바위깨기'라며 불필요한 소모전 자제를 강조했다.

기술의 선택은 소비자에게 두고, 사업자는 다양한 콘텐츠와 스마트TV 등 새로운 분야 개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 출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밀려난 과거의 기억을 잊지말라는 경고성 발언도 했다.

다음은 윤사장과의 일문일답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오늘 비교시연회를 한다. 어떻게 보나.
▶이미 결론이 나지 않았나. 객관성과 공정성이 확보되면 못할 이유가 없지만, 우리 제품이 CNET 등으로부터 최고의 평가를 받지 않았나. CNET 등에서의 평가를 못 믿으면 어느 기관의 조사를 믿겠나.
계란으로 바위깨기는 이제 그만하고, 글로벌 하게 스마트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빨리 그리 가야 되지 않겠느냐.
이미 작년에 게임 다 끝났는데, 정말 아이폰의 교훈을 되새기고, 스마트 시장을 국내 업체가 어떻게 리딩해 나갈 건지..그게 방점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공인 기관 등에서 비교시연할 수 있지 않나.
▶국내 기관에서 조사하더라도 3D 안경만 봐도 어느 회사 제품인지 다 안다. 선입견이 작용하지 않을 수 없어 공정한 평가가 어렵다. 기본적으로 패턴이나 다양한 테스트를 한 후에 동영상도 그 중에 하나로 보는 것이다. 동화상만 보고 평가하는 것은 껍데기만 보는 것이다.
건강진단할 때도 얼굴 겉모습만 보고 하지 않는다. 단층촬영도 하고 MRI도 찍고 피도 뽑아 종합평가하지 않나. 평가 방법과 과정, 항목, 점수가 공개돼야 공정성이 확보된다. CNET이나 컨슈머 리포트 같은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제품을 사서 하면 된다. 각사가 제공하면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각 기관에서 하면 되고 CENT은 우리 제품을 평가해 최고라고 평가를 내린 상태다.

-LG 방식인 FPR을 어떻게 평가하나.
▶브라운관 TV처럼 화면에 줄이 생긴다. 오수를 넣어서 정수가 나오면 괜찮은데..아무리 좋은 걸 넣어도 오수가 나오면 중간 과정이 잘못된 것이다. 그런 걸 풀HD라고 하면 계란으로 바위깨기다. 세계 시장에서는 액티브 방식이 99.9%이다. 아이폰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우리도 5년 연속 세계 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한순간 한눈을 팔면 그냥 3, 4등으로 떨어진다.

-해외에 FPR 방식 하는 업체들이 늘지 않나.
▶가격이 싸기 때문에 소형 업체는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중대형은 액티브 방식을 유지할 것이다. 화면에 편광 안경을 대면 노트처럼 줄이 생긴다. 극장 화면과 같다고 주장하지만, 극장에서는 해상도 1080짜리 영사기를 두 대 돌려 한쪽 한쪽 눈에 영상신호를 보내는데 TV는 1080짜리 하나로 양쪽 눈에 540짜리 나눠 보게 되는데 어떻게 이게 풀HD냐.

-양사 제품이 나온 지 좀 됐는데, 시장 평가는 어떤가.
▶비교 대상이 안 되는 제품이다. 가격을 보고 사면 안 된다. 소비자가 경험해보고 사야 할 것이 3D TV이다. 방식은 시장과 고객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 3D TV는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그냥 TV만 사고 콘텐츠가 없으면 뭘할 것인가.

-그래도 소비자에게는 가격이 큰 변수다.

▶지금까지 7000, 8000시리즈를 내놨는데 이번 주 40인치 기준으로 200만~250만원대의 6000시리즈를 출시한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여러 가격대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또 14일부터 20개 이상의 동영상을 무료 서비스하고 연말까지 50개 이상 낸다고 했는데 그 이상의 콘텐츠가 나올 것이다. 스마트 TV를 샀는데 볼 게 없으면 안 된다.

-양사가 너무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것이 아니냐.
▶국내 시장을 대하는 사고방식으로 세계 시장을 바라보면 100전100패다. 자기 회사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더 큰 시장으로 나가 거기서 이겨야 한다. 작은 것에 집착하다 큰 것을 놓친 경험이 있지 않나. 협력 모델만 만들면 시장을 키울 수 있다.

-LG와 콘텐츠 확대를 위해 영화콘텐츠 펀드 같은 것을 제안할 생각은 없나.
"같이 돈을 내서 영화업계에 3D 콘텐츠를 많이 만들게 하고 이를 같이 팔면 된다. 콘텐츠를 풍부하게 하자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지는 더 생각해봐야 한다.

-아프리카 출장은 왜 가나.
▶잠재력과 성장성이 큰 곳이다. 5~6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아프리카 지역 통계는 좀 늦다. 작년 3분기 GfK 집계로 삼성전자가 39.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아프리카는 지금까지 브라운관 TV가 주였으나 평판 TV로 바뀌는 중요한 지역이다. 특히 올해 많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에서의 스마트TV의 검색 프로그램이 MS 빙(BING)으로 정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다양한 것 중 하나다. 국내 소비자들이 네이버를 쓰는 것처럼 미국 고객들이 빙을 선호하면 그것을 협력하는 것이다. 소비자 선호도나 시장 변화에 따라 정해질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든 구글이든 앞으로는 협력하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면 누구와도 협력할 것이며 MS와 TV 브라우저 협력하는 것도 다양한 협력 파트너 중 하나다.

-이건희 회장의 스마트 TV에 대한 주문은.
▶항상 만족하는 경우가 없다. 자만하지 말라고 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한눈팔면 언제라도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보다 생각이 10년 이상 앞서 있다. 항상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늘 인재가 중요하다고 말씀한다.

-국내 업체간 논쟁에 대한 우려가 많다.
▶(최지성 부회장) 몇 달만 있으면 결과를 알 것 아니냐. 밖(해외)에서는 이슈가 되지 않는 문제다. 불필요한 논쟁은 그만해야 한다. 꾸준히 변해야 살아남는다.

-이건희 회장이 특별한 당부한 말은 없나
▶(최지성 부회장) 꾸준히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늘 강조한다.

*최지성 부회장의 윤부근 사장이 출국장으로 빠져 나간 지 10분 후쯤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내 기자들과 짧게 대화한 후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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