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동산 열풍 북상중… 수도권까지?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11.03.10 12:09
부산광역시의 청약돌풍이 이어지면서 수도권에서도 온기가 전달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산지역의 청약바람은 수도권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4일 롯데건설의 부산 북구 화명동 롯데캐슬 카이저의 2차 청약 결과 1397가구 모집에 1만5891명이 몰렸다. 경쟁률 11.38대 1이다.

특히 84.95㎡의 경우 38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만 3921가구가 몰려 103.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경쟁률은 부동산 활황기였던 2006년 이후 처음 벌어진 일이다.

부산의 청약열기는 지난해 11월 GS건설이 분양한 해운대 자이에서 찾을 수 있다. 금융결재원에 따르면 해운대 자이의 최고 경쟁률은 84.95㎡에서 58.03대 1, 평균경쟁률은 22.60대 1을 기록했다.

이후 부산은 승승장구다. 12월 대우건설의 다대 푸르지오가 1순위에서 7.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계약 마감됐고, 2월에는 부산 명지지구의 두산 위브포세이돈이 평균경쟁률 3.5대 1을 기록했다. 2월의 마지막주에 분양한 당리 푸르지오 역시 4.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높은 경쟁률은 곧 프리미엄으로 연결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9년 분양해 경쟁률 2.5대 1에 그쳤던 화명 롯데캐슬 1차와 해운대 자이가 최근 청약열기를 타고 50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의아스러운 반응이다.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일부 지방에서 부동산 열기가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요즘 같은 열기는 이상고온이라고 할 만큼 뜨거운 편"이라고 말했다.

◆경매시장도 부산이 1등

부산의 청약 열기는 경매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2월 한달간 전국 광역시·도의 아파트 등의 매물을 살펴본 결과 부산의 낙찰률이 8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낙찰률은 경매 진행건수를 낙찰건수로 나눈 값으로, 낙찰률이 높을수록 거래가 활성화된다는 의미다. 경매시장에서 낙찰률이 높아지면 일반 부동산시장에서 매수세가 살아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거래가격동향을 알려주는 낙찰가율 역시 부산 열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같은 기간 부산은 111.2%의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25일 사하구 신평동 한신아파트 전용 85㎡는 감정가 1억1000만원의 155%인 1억6999만원에 낙찰됐다.

부산의 부동산 경매 회복은 인근 영남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남은 지난해 10월 낙찰률 75.6%라는 자체 기록을 세운 뒤 주춤하다가 이달 들어 다시 71.7%로 낙찰률 고공행진에 합류하고 있다.

◆부동산 열기 북상 중


부산에 이어 2월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의 상위 도시는 대전(76.3%), 광주(75.9%), 강원(73.8%), 경남(71.7%) 순이다. 특히 대전의 열기가 만만치 않다. 대전은 지난 2009년 8월 이후 한차례를 제외하고 18개월 역속 낙찰률 50% 이상을 기록 중이다.

낙찰가율 역시 한차례만 빼고 80%를 웃돈다. 특히 2월에는 97.1%로 2006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남승표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대전지역의 경우 건당 응찰자수도 10명 이상일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며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 90% 이상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은 물건을 선취하겠다는 의지가 크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매가 명도절차가 필요하고 단기간 목돈을 필요로 하는 시장임에도 감정가 수준의 응찰자가 나오는 것은 결국 먼저 매물을 취득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해석이다.

최근 대전의 열기의 원인은 전세가격 상승과 세종시 뒷바람으로 요약된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대전에서도 전세가격 상승으로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며 "세종시 열풍이 다시 불기 시작하면서 분양 아파트의 프리미엄이 3000만~5000만원가량 형성됐다"고 전했다.

◆수도권 분양 결과에 관심 집중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방발 부동산 훈풍으로 올 봄 집중되고 있는 수도권 분양이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해석이 늘어나고 있다. 우선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전세가격의 상승세로 내집 마련 시기를 조율하기 시작한 수요층이 생겨난 것이 첫번째 이유다.

최근 2년간 서울지역의 아파트 전세가격의 시총이 40조원 넘게 증가하면서 수요층의 심리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 더불어 전국 미분양가구가 8만8000여가구로 감소추세가 이어지는 것도 이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민간분양의 침체를 가속화시켰던 보금자리 공급이 한풀 꺾인 것도 수요자들이 민간분양에 시선을 돌린 이유 중 하나다. 그나마 서초우면지구 보금자리가 다음달 공급될 예정이지만 민간이 공급하고 있어 공공 분양가의 2배 수준이다.

가격 부분도 봄철 분양의 주요 이슈다. 정부와 여당은 총부채상한비율(DTI) 규제 완화와 수도권의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출규모를 늘리고 시장에 가격의 자율성을 부여하겠다는 것. 다만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아파트가격이 상한제 적용 전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거래 부족과 가격 하락으로 주변 시세가 정체되면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단지는 시장의 외면을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종 할인혜택까지 더해지고 있다. 기존의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나 발코니 무료 확장을 넘어, 최근엔 금기시되어온 할인분양에 나선 단지들도 생겨났다. 최근 중견건설업체가 연이어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이들을 절박하게 만든 배경이다.

박상언 대표는 "예전 같으면 아파트의 분양가격을 주변시세의 20~30%가량 올려 받았지만 요즘엔 하나같이 주변시세 수준으로 분양하고 있다"며 "부산발 부동산 열기가 서서히 퍼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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