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유가가 아니라도 파티는 막바지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11.03.08 17:46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정치적 불안이 계속되는 한 뉴욕 증시는 유가에 일희일비하는 양상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어닝 시즌도 끝나고 주요 경제지표 발표도 마무리돼 주요 변수가 없는 만큼 증시는 더욱 유가에 인질로 잡히는 모습이다.

◆카다피만 항복하면 다우지수 1000포인트 랠리

헤지펀드 매니저인 짐 크레이머는 CNBC에 출연해 리비아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지난 2008년 고점인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서면 기업들은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고 증시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과거에도 이처럼 증시가 유가에 인질이 됐던 때가 있었다. 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였다. 당시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쿠웨이트에서 물러날 것이란 루머가 나오면 증시가 오르고 루머가 거짓으로 판명되면 증시가 떨어졌다.

크레이머는 이번에도 리비아 사태에 따라 주가가 등락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며 리비아 사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 반등이 있을 때 섣불리 추격 매수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너무 비관적이 되어 주식을 모두 팔고 떠나지도 말라고 강조했다. 1991년에 이라크가 마침내 쿠웨이트에서 물러나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던 과거를 기억하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리비아 사태가 해결된다면 다우지수는 1000포인트 가량의 급등할 수 있다며 조심하되 시장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매도세는 일시적, 조만간 랠리 재개

리비아 사태와 관계없이 현재 증시는 당연히 가져야 할 휴식기를 거치고 있을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웨드부시 증권의 스티브 마소카는 “증시는 지난해 11월 이후 쉬지 않고 올라왔기 때문에 지금은 오래 연기돼 왔던 휴식기를 갖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월16일부터 증시가 랠리를 멈추고 상승세를 다지고 있는데 최근의 비슷한 조정과 비교해볼 때 일주일 정도 휴식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P500 지수는 지난 2월24일 장중 저점인 1294를 깨지 않고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는 지난 3월2일 저점인 1302를 시험하고 있다.

마소카는 증시가 일단 기존 저점들을 깨고 내려가 좀더 조정을 받아도 괜찮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주까지 증시가 소폭 내려가거나 횡보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S&P500 지수가 1275 정도까지 내려갈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건전한 조정을 마무리하고 랠리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래터개스의 제이슨 트레너트도 “현 수준의 유가가 랠리를 중단시킬 만한 요인은 아니라고 본다”며 “고용과 기업 이익, 이익 마진이 모두 늘고 있어 경제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매도세 역시 일시적이라고 판단한다”며 "나는 주가가 약세를 보일 때마다 매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90년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


하지만 크레이머가 기대하는 대로 지금 상황이 1990~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때처럼 지정학적 리스크만 해소되면 유가가 상승세를 멈추고 증시가 큰 폭의 랠리를 재개할 수 있는 환경인지는 의문이다.

우선 유가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머징마켓의 고성장과 선진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대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아울러 1990~1991년에는 피아가 분명했고 적은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북아프리카와 중동 곳곳에서 내부 갈등이 야기돼 시위가 촉발되고 있어 피아가 불분명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한 곳에 한정돼 있지 않다. 1990~1991년과 비교해 불확실성의 강도가 훨씬 크다.

아울러 세계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의 후폭풍에서 완전히 치유됐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다. 이와 관련해 월가의 존경 받는 두 마켓 리더는 최근 증시 랠리가 끝나고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S&P500 지수 1500 넘으면 곧 폭락

명망 높은 시장 분석회사인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S&P500 지수가 올 중반까지 2007년 고점인 1565까지 오른 뒤 폭락할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상승세가 증시 랠리에 조종을 울릴 것이란 예상이다. 네드 데이비스는 “올 중반 고점은 2009년 3월부터 시작된 경기 순환적 강세장의 끝이자 새로운 순환적 약세장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이자 증시 타이밍의 대가인 제레미 그랜담 역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잔치가 막바지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 올 크리스마스 전에 버블이 터지며 랠리가 막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단기금리가 낮게 유지되면 주가가 오르는 건 단순한 원리”라며 “하지만 S&P500 지수가 1500까지 오른다면 이는 공식적으로 진정한 버블에 진입하는 것이며 모든 버블은 단기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직후 터졌다”고 밝혔다.

따라서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조짐과 S&P500 지수가 1500에 가까이 다가가면 머지않아 버블이 터질 것으로 생각하고 대비하라는 조언이다.

채권왕 빌 그로스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이 오는 6월에 종료되면 가장 큰 국채 매수 주체가 사라져 국채수익률이 급등하고 채권과 주식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중동이 아니라도 시장에 걱정할 거리는 많다.

8일에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는 없다. 개장전 오전 7시30분에 전미자영업연맹(NFIB)의 소기업 심리지수가 발표될 뿐이다. 이날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2007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애널리스트와 공식 모임을 갖는다. 토요타자동차는 이사회 규모 축소를 핵심으로 하는 장기 전략을 발표한다. 320억달러 규모의 3년물 국채 입찰이 진행된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3. 3 '눈물의 여왕' 김지원 첫 팬미팅, 400명 규모?…"주제 파악 좀"
  4. 4 '돌싱'이라던 남편의 거짓말…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
  5. 5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