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와 해병대, 누구 TV가 잘 팔릴까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오정은 기자 | 2011.03.09 08:26

[엔터&머니]LG-삼성, 원빈-현빈 '대리전'…스마트TV가 뭐기에

편집자주 | '음악·영화·드라마·뮤지컬·게임…' 엔터테인먼트는 우리 삶에 점점 깊숙이 침투하고, 한류열풍은 전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하지만 '산업'으로서의 엔터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기업과 돈, 스타의 운명적 만남. 그 궁금증을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이 하나둘 풀어본다.

'아저씨' 원빈과 '해병대' 현빈. 삼성전자LG전자가 야심작 '스마트 TV'를 놓고 '빈의 전쟁(戰爭)'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원빈을 통한 TV시장 '역전'을, 삼성전자는 현빈을 통한 '수성'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이 단독입수해 보도한 '연예인 광고몸값 테이블'에 따르면 원빈과 현빈의 연간 광고료도 나란히 7억원으로 비슷한 수준. 소비자들은 비싼 몸값을 받고 고용된 아저씨와 해병대 중 누구의 TV를 선택할까.

스마트TV전쟁의 포문을 연 건 원빈. 영화 '아저씨' 속 기무사 출신인 예비역 원빈이 먼저 LG전자 스마트 TV광고에 등장했다.


LG전자가 원빈 스마트TV를 통해 '역전'을 시도하자 삼성전자는 5살 어린 '현빈' 카드로 응수했다. 원빈은 공중을 나르며 레이저를 발사했고, 현빈은 '차도남'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조목조목 따지고 들며 성능을 뽐냈다.

LG전자는 '스마트TV'선제공격로 삼성전자에 뒤진 TV시장 격차를 좁힌다는 전략이다. '수성'하는 입장인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국내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G는 지난 2009년부터 소니를 제치고 세계시장 2위 자리로 올라섰다.


관련업계에서는 광고를 먼저 선보이는 시장선점효과가 상당부분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에어컨 부문에서 LG에 뒤쳐진 삼성이 하우젠 에어컨 모델로 몸값 8억원에 달하는 김연아를 기용했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삼성 측에서는 휘센보다 광고진행이 약 1주일 늦어진 점에 대해 두고두고 후회했다는 후문도 전해졌다.

모델료 7억원에 달하는 송승헌과 한예슬을 모델로 1위를 유지하던 휘센은 올해부터 모델료 8억원 수준의 박태환과 3억원 수준의 손연재로 교체했다. 삼성 김연아의 대항마 성격이었다.

◆ 스마트 TV가 뭐기에…정말 '스마트'할까

현란한 몸동작으로 공중부양한 뒤 한바퀴 돌며 연신 리모콘을 쏴대는 'LG 스마트TV' 광고 속 원빈. 대체 뭐 하는 동작일까.


스마트TV란 한마디로 운영체제(OS)를 탑재해 인터넷,어플리케이션 등 서비스를 가능케 한 것.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다운받아 시청하는 것처럼 TV로 방송프로그램 외의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고, 검색, 카페, 페이스북, 트위터도 가능하다.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도 있고 컴퓨터, 태블릿PC, 스마트폰과 무선 인터넷으로 파일 공유도 가능하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스마트TV를 통해 집안의 IT제품을 연결하는 허브(Hub) 역할을 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스마트TV는 정말 '스마트'할까.


증권가 전문가들의 평가는 지금까지는 '냉정'하다. 기존 LED나 3D TV에 비해 하드웨어 개선이 거의 없고, 아직 어플리케이션이 활성화되지 않아 뚜렷한 효용성이 없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존 TV에 블루투스 모듈을 깔아 무선리모콘으로 작동하게 하고, 와이어리스 모듈로 무선인터넷을 가능하게 한 것"이라며 "하드웨어적으로 큰 변화를 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격 측면에서는 기존 LED나 3D TV보다 20만원에서 많게는 4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삼성스마트TV의 경우 46인치가 400만원대, 55인치가 550만원대다. LG는 47인치가 290만원대, 55인치는 440만원대다.

◆ 아저씨 TV, 해병대 TV의 차이점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 TV모두 각기 다른 운영체제(OS)를 활용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차이점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LG전자가 강조하는 장점은 '편리함'.원빈이 공중부양한 뒤 쏴대는 건 바로 포인터가 달린 '매직모션리모콘'이다. 컴퓨터 마우스처럼 생성된 커서를 조정해 TV를 조작할 수 있다. LG전자 측은 아저씨에서 보여줬던 액션 연기가 매직 모션 리모콘을 부각하는데 좋을 것이라고 판단해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TV 초기화면인 '스마트 보드'는 스마트폰 초기 화면처럼 정리돼 있다. 복잡한 여러 단계의 화면을 거치지 않고 책갈피를 넘기듯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삼성은 TV앱스토어'를 세계 최초로 런칭, 무제한의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영화, 세계명작, 뮤직비디오,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스마트TV는 초기 스마트폰처럼 앞으로 개척해 나가야할 시장이라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모인다.

K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 스마트TV나 LG스마트TV나 전략과 컨셉이 매우 유사해 차별화되지 않는다"며 "현재로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것뿐 결국 보통TV와 큰 차이점이 없어 혁명적 변화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한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의 경우에도 20개 전후의 어플리케이션으로 시작한 뒤 점차 확대됐다"며 "아직 차별성이 미미한 초기단계지만, 외부와 어떻게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느냐가 스마트TV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2. 2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
  3. 3 한국은 2000만원인데…"네? 400만원이요?" 폭풍성장한 중국 로봇산업[차이나는 중국]
  4. 4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
  5. 5 남친이 머리채 잡고 때리자…"너도 아파봐" 흉기로 반격한 여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