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씨네씨티 '접수'…극장가 '강남 삼국지' 개막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김동하 기자 | 2011.03.09 07:55

[엔터&머니]CGV, 학동사거리 'CJ월드'로 랜드마크 바꾼다

편집자주 | '음악·영화·드라마·뮤지컬·게임…' 엔터테인먼트는 우리 삶에 점점 깊숙이 침투하고, 한류열풍은 전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하지만 '산업'으로서의 엔터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기업과 돈, 스타의 운명적 만남. 그 궁금증을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이 하나둘 풀어본다.

멀티플렉스 극장 CJ CGV가 신사동에 위치한 씨네시티의 건물 15층을 모두 임대해 가칭 'CJ 월드'를 만든다. 강남 '노른자위' 땅에 들어설 신개념 '극장 타운'이 몰고 올 변화가 주목된다.

◇강남 '노른자' 학동사거리 '랜드마크'바뀌나

CGV는 현재 8개관 2000여석을 보유한 씨네시티의 시설을 전부 교체하고 4D 등 특화된 상영관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CJ 계열의 커피 프랜차이즈와 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을 확충, 강남의 '프리미엄 문화공간'으로 꾸밀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 통합 계열사 CJ E&M 관련 시설을 유치할 가능성도 높고, 지역 특성상 학동 사거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바뀔 가능성도 높다.

CGV 관계자는 "현재 씨네시티 건물 전체를 임대해 개조한다는 계획만 세워져 있는 상태로 5~6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수익을 내기보다는 강남 주요 거점에 지점을 오픈하는 상징성이 더 큰 편"이라고 말했다.

강남역에 위치한 CGV 강남점과 압구정의 성과는 좋지만은 않았다. 새롭게 들어설 극장은 CGV 압구정과 불과 8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CJ월드도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강남 '거점'을 장악하면서 롯데나 메가박스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적 성격도 엿보인다.


◇ 2005년 시작된 극장판 '삼국지'

강남권은 삼성동 코엑스에 위치한 '전국 1위' 메가박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롯데시네마가 잠실 제2롯데월드에 국내 최대 규모의 상영관을 준비하고 있고, CGV도 도전장을 내밀면서 강남 상권을 둘러싼 극장가의 '삼국지'가 개막됐다.

지난 2005년 롯데시네마의 서울 입성으로 시작됐던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확장 경쟁은 사실상 CGV가 승기를 쥐고 있었다. CGV는 강변점을 시작으로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 역사를 연 CGV는 압구정 왕십리 등 서울 강남 지역과 구로 목동 용산 불광 등 외곽의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확장해 나갔다.

롯데시네마는 롯데그룹의 심장부인 중구 소공동에 '에비뉴엘점'을 중심으로 노원 영등포 등 CGV가 아직 세력을 뻗지 못한 지역을 노렸다. 기존 롯데백화점에 자리 잡는 방식을 선택해 부지 구입에 따른 초기 비용을 줄이고 백화점 고객을 흡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메가박스는 2005년 CGV 목동점 인근에 극장을 오픈하고, 신촌, 동대문 등의 상권을 노려 개관했지만 큰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최근 씨너스에 매각되면서 외형은 커졌지만, 코엑스 외 지역은 지리적 약점도 지적된다.

3개 메이저 멀티플렉스가 6년간 경쟁한 결과,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명동 지점들은 서로 수백 미터 내에 인접해 있고 일부 극장들은 지하철 1~2 정거장 차이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지난해 서울 종로의 대표적 극장인 중앙시네마, 광화문의 시네마 정동이 문을 닫았고 3개의 극장이 휴관 상태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04년 25개에 불과했던 멀티플렉스 극장은 2010년 52개로 늘어났다. 멀티플렉스 극장이 전체 서울 극장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98.2%에 달한다. 이중 CGV가 20개, 롯데시네마가 11개, 메가박스가 4개를 차지하고 있다.

◇삼국지 최대 접전지 '강남'

롯데시네마는 국내최대 규모 제2롯데월드 시네마를 통해 만년 2위를 탈출한다는 각오다. 지난해 전국 관객동원 극장 순위에서 롯데시네마 노원점은 CGV 인천을 제치고 2위로 올랐다.

CGV와 롯데시네마의 강남 공략은 전국 1위 메가박스 코엑스점의 매출을 얼마만큼 가져가느냐에 달려있다. 메가박스 코엑스점은 스크린 16개, 좌석수 4336석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CGV입장에선 과거 코엑스 입점을 노렸다가 실패했던 전력이 있어 13년 만의 설욕전 성격도 있다.

위치상으로 코엑스에서 CGV 씨네시티점은 2.3km, 제2롯데월드 롯데시네마와 3.5km 떨어져 있다. CGV가 강남 고유 상권인 압구정 로데오 거리를, 롯데시네마가 제2롯데월드를 끼고 있어 상권을 뺏기 위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3. 3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4. 4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5. 5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