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갚고 '빛'내라…이지송式 'LH 맞춤 리더십'탄력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11.03.07 08:01

[머투초대석]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편집자주 | "가슴이 따뜻한 수장, 개척가적 마인드로 무장, 경영진과 직원간 소통을 돕는 가교역할 등이 진정한 리더가 가져야 할 모습입니다. 새로 태어난 LH를 100년 가는 국민기업으로 만드는 일은 이같은 덕목을 모두 갖춘 리더에게 달렸습니다." 지난 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옥 대강당에는 한 사람의 목소리와 800명의 박수소리가 반복됐다. 이 자리는 이지송 LH 사장이 경영정상화 세부 실천방안의 차질없는 추진과 진정한 조직융화에 앞장설 부장급 이상 간부사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결의를 다지기 위해 마련한 '간부사원 특별교육' 현장. 이번 교육은 지난해말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하고 올 2월 조직개편과 정기인사를 마무리한데 이어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이 사장이 고안해냈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12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줄여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거대 공기업인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합친 '통합 공기업'이 화학적으로 한 기업이 되기 위해선 간부들이 'LH만의 리더십, LH 맞춤형 리더'를 보여줄 때임을 강조했다. '어울림 한마당' 행사를 함께한 이날 이 사장으로부터 'LH형 리더의 덕목과 자질'을 들어봤다.


- 화합 : 간부사원들 '따뜻한 카리스마' 가져야
- 개척 : 창의+역발상 '기업가 마인드'로 무장
- 가교 : 비전·실력과 '소통하는 열정' 갖춰야


↑지난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대강당에서 이지송사장이 본사 및 전국 각지역에서 참석한 부장급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LH형 리더의 덕목과 자질에 대한 CEO특강을 하고 있다.

― LH 간부사원을 대상으로 이번 특별교육을 하시게 된 배경은.

▶50년 가깝게 건설 외길을 걸어왔습니다. 건설부 한강유역합동조사단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이라크 등 해외 건설현장에서 죽을 고비도 넘기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숱한 역경을 견뎌왔지만 LH 사장으로 보낸 1년반이 가장 힘들고 고된 시간이었습니다. 취임 후 단 하루도 두 다리 쭉 뻗고 잔 날이 없을 만큼 몸과 마음이 고달팠지만 통합 마무리, 공사법 통과,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등 보람도 컸습니다. 몸과 마음은 힘들지만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 게 바로 LH 간부들입니다.

문제는 기존 리더십으로는 LH가 정상화 궤도에 들어서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별교육 때 세상에는 '조직을 살리는 리더'와 '조직을 죽이는 리더' 2종류가 존재하고 리더가 어떤 결정과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그 조직의 흥망과 존폐가 판가름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LH의 미래는 간부들이 리더십을 얼마나 잘 발휘해 조직을 이끌어 가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특히 통합 공기업이란 조직 특성상 여느 조직과 남다른 'LH 만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우선적으로 강조하신 리더십 덕목은.

▶LH의 진정한 화합을 위해 "가슴이 따듯한 수장이 돼달라"는 말을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리더란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지만 카리스마는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 권위주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카리스마는 부드러운 성품과 자상함, 따듯함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봅니다. 상사이기 이전에 선배, 형님, 때로는 어버이 같은 모습으로 직원의 마음을 어루만질 줄 알아야 합니다.

특히 LH는 오랜 경쟁과 갈등관계에 있던 토공과 주공 두 기관이 통합된 조직인 만큼 직원간 화합이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오히려 본인의 출신보다 상대의 출신을 신경써주고 형식이 아닌 진심어린 배려를 몸소 보여줘야 합니다.

부서장과 부장이 누구냐에 따라 부서 분위기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간부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진정한 화합의 시대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지난 5일 LH 본사 운동장에서 개최된 간부사원 어울림한마당 행사에서 이지송사장과 간부급 직원들이 파안대소 하고 있다.

― 경영정상화가 가장 관건인데, 이를 위한 리더십은.

▶조직의 낡은 틀을 앞장서서 깨트릴 줄 아는 개척가적 마인드로 무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누차 강조했지만 과거 토공과 주공이 30~40년간 해온 사업이나 업무관행은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LH가 영속기업으로 존속하려면 구태와 관행을 깨는 창조적인 도전과 파격적인 역발상이 더욱 절실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간부들부터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각오로 솔선수범해서 조직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특히 '기업가 마인드'로 철저히 무장하는 일은 경영정상화의 중책을 맡고 있는 LH 리더로서 필수 자세입니다. 사업이나 재무 등 우리가 처한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고 늘 경영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예전처럼 '될 대로 돼라'는 식의 어중간한 기업마인드로는 위기에 처한 LH를 구해낼 수 없습니다. 뼛속까지 변해야 합니다. 더이상 빚더미 회사를 후배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면 정말 잔인할 정도로 사업마인드로 무장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소신있게 일을 추진해 나가라는 부탁도 했습니다. 맡은 업무에 있어서 만큼은 담당 간부가 곧 사장이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일하다 실수하는 건 백 번 괜찮지만 사장 눈치 보느라 몸을 사리는 리더가 바로 '조직을 죽이는 리더'입니다.

― 최근 조직과 인사개편에서 실무형 임원을 대거 발탁하셨는데, 이것도 리더십과 관련이 있나요.

▶'실력을 키우고 꿈을 꾸는 리더'가 돼 후배 직원들에게 존경받고 귀감이 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실력이 밑바탕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품성을 갖췄다 해도 직원을 통솔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자기 일에서는 최고의 전문가가 돼 실무에 정통하고 맡은 분야에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조직발전을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꿈 너머에 있는 더 큰 꿈'을 꾸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리더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도전하는 모습으로 직원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본인도 60세 넘어 박사학위도 받고 평사원 시절을 거쳐 민간건설 CEO와 대학총장, LH 사장에 이른 원동력은 항상 도전하고 '꿈 너머 꿈'을 꾸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 간부사원들에게 당부하신 말씀은 무엇인가요.

▶중간간부로서 CEO와 경영진, 직원 사이에 소통을 돕는 가교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직원들의 뜻을 가감없이 CEO에게 전달하고 CEO의 경영철학을 오해 없도록 직원들에게 충실히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야 조직이 왜곡되지 않고 사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한 마음 한 뜻,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 직원들의 트렌드와 눈높이에 맞춰 함께 호흡하고 교감하며 소통하는 일도 부장들의 역할입니다. 신세대 직원들의 취향과 관심사를 파악하고 그들의 끼를 살려주어야 조직이 활기차며 늙지 않습니다. 선배의 노하우와 후배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잘 융합돼야 LH가 세대간 단절 없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리더란 본인이 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며 조직원들이 리더로 인정하고 신뢰와 존경의 마음으로 따라줄 때 비로소 진정한 리더가 되는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새로 태어난 LH를 100년 가는 국민기업으로 만드는 일은 진정한 리더에게 달렸습니다. 훗날 간부사원들이 LH 영속발전의 토대를 닦아놓은 멋진 선배들로 기억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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