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정정 불안으로 국내 증시가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1900선 사수도 장담 못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코스피 수익률도 못 따라간 자문형 랩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자문사 투자 스타일과 증시 향방에 따라 랩을 선택하는'스마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곤두박질치자 상당수 자문형 랩이 현금 비중을 높였다. 보유 주식을 팔아 현금화 한 뒤 주가가 바닥을 쳤을 때 매수에 나서겠다는 전략에서다.
자문형 랩은 주식형 펀드와 달리 현금 비중 규제가 없다. 증시 상황에 따라 현금을 100%로 가져가거나 주식에 100% '몰빵' 투자하는 등 탄력 대응이 가능한 셈이다.
A증권사에서 팔고 있는 레오투자자문 랩의 경우 현금 비중이 21%로 높은 편이다. 1월 달만 해도 10% 안쪽이었지만 지난달 주식을 팔았다. J&J투자자문 랩도 무려 25%에 이른다. 브레인투자자문 랩도 14%다. 모멘텀 투자보다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한국창의투자자문 랩은 현금비중이 6%로 낮은 편이다.
리비아 정정 불안과 고유가로 먹구름이 낀 증시. 자문형 랩은 어떻게 채비하고 있을까.
브레인 랩은 지난달 다른 랩에 비해 종목 교체는 잦은 편이었다. 전체적으론 자동차 업종 비중(22%)을 확대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 업종(28%)도 늘렸다
SK, 기아차, 롯데쇼핑, 현대모비스, LG화학, 삼성엔지니어링, S-Oil, 엔씨소프트, 현대차 등을 매수했다. 하지만 하이닉스, 포스코, STX조선, 우리금융, 대한항공, 삼성전자, 현대건설, 삼성증권은 내다 팔았다.
라이벌인 한국창의는 시장에 얽매이지 않고 개성을 유지했다. 현대차와 KB금융, 신한지주, 삼성증권을 매도했다. 부품주, 보험주 등 동일 업종 내 주가수익배율(PER)이 낮은 종목으로 교체한 게 두드러진다.
레오 랩은 LG, 두산 등 지주회사를 주로 팔았다. 리비아 사태로 큰 낙폭을 보인 항공주, 건설주 등은 그대로 보유했다. 향후 주가가 회복될 경우 낙폭과대주 수익률이 크게 개선될 거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J&J 랩은 주가가 떨어지자 다양한 업종으로 분할 매수했다. SK, GS, 현대제철, KB금융, 대림산업, 현대차 등을 팔고 하나금융, LG, LG화학, 삼성화재 등을 사들였다. 다수의 업종을 아우르는 균형감있는 포트폴리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1900에서 2100 사이서 반등한다면 기존 주도주보단 낙폭과대주의 상승 여력이 크다"면서 "업종별 순환매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거나 낙폭과대업종을 주로 갖고 있는 랩이 좋다"고 설명했다.
반면 리비아 사태 악화로 1900선이 무너질 경우엔 스마트머니와 외국인의 저가 매수가 기대된다. 밸류에이션이 주목 받으면서 기업평가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한국창의 랩이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