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물가에 내놓은 주가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11.03.02 11:44

국제유가 고공행진, 코스피 반등보다 바닥다지기 전망

증시가 인플레이션 '폭탄'으로 혼이 빠졌다. 이러다 1900선도 붕괴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이집트에 바통을 이어 받은 리비아 사태로 국제유가 '3형제'가 나란히 100달러를 돌파했다. 덩달아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도 곡예를 탔다. 2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이다.

'속 타는' 증시는 이달에도 '역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유가, 이보다 더 오를 순 없다?"

2일 오전 11시경 코스피는 11포인트 넘게 빠지면서 1920선대로 주저앉았다. 지난 28일 24포인트 빠진 데 이어 이틀연속 약세다. 외국인은 이날도 순매도다. 오늘까지 6거래일 연속 '팔자'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이탈 빌미는 이머징 국가의 인플레이션 우려. 상황은 갈수록 호전되기 보단 악화되는 양상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도 안 좋은 소식 중 하나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5% 상승했고, 전월 대비로는 0.8%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08년 11월의 4.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정부 당국자까지 놀랐다. 물가 상승 주범은 역시 국제유가다.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날 오전 6시 기준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3.74% 상승한 배럴당 100.60달러를 기록했고, 두바이유는 109.78달러로 11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브렌트유는 116.63달러로 2008년 이후 최고치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플레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게 유가"라면서 "유가 상승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을 팔아야 할지, 들고 갈지, 아니면 사야 할지 의사결정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곡물 등 다른 원자재는 2008년 대비 올랐는데 유가는 아직 덜 오른 요인이 공급과잉 덕분"이라면서 "수급적인 측면에서 유가는 공급과잉이기 때문에 점차 급등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소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70년대 고유가 파동, 경기 긴축을 낳았던 2008년과 지금 상황은 다르다"며 "극단적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고, 리비아 사태가 사우디아라비아로 전이 될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수혜주 찾아라

그렇더라도 유가가 단기 하락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코스피도 이달 반전을 기대하긴 어렵다. 증시 전문가들은 1900선 근처서 바닥 다지기에 나설 거라고 봤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악재들이 모두 노출된 상황으로 추가적인 시장 하락은 제한적"이라며 "해외뮤추얼 펀드 동향에 따르면 자금이탈이 둔화되고 있어 외국인 매도도 피크를 지나고 있는 걸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매도세 둔화 또는 중단 수준이면 시장 수급도 크게 개선될 수 있다"면서 "아무래도 금리인상 카드 가능성이 크다는 측면에서 보험주에 관심을, 인플레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IT업종에 대한 꾸준한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원자재가 급등으로 자원개발사업 부문 실적 증가가 예상되는 LG상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옥진 연구원은 "세진이익 중 약 65%가 자원개발 사업에서 생기는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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