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14시간반 조사받고 귀가…"성실하게 답변"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이창명 기자 | 2011.03.01 05:08
ⓒ이명근 기자

'그림 로비' 의혹에 휘말리자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2년만에 귀국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28일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최윤수)는 이날 오후 2시 한 전 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한 전 청장은 조사실로 들어가기에 앞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갑작스런 귀국 배경과 혐의 내용을 인정하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함구했다.

검찰은 14시간 반 이상 한 전 청장을 조사한 뒤 다음날 오전 4시40분 귀가 조치했다. 한 전 청장은 검찰청사를 나서며 "성실하게 충분히 답변하느라 (조사 시간이)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의혹에 대해 충분히 해명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예"라고 대답했다.

◇'3大 의혹'에 수사 집중
한 전 청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그림 로비 △직권남용 △연임 로비 의혹에 집중됐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을 상대로 고(故) 최욱경 화백의 그림을 구입한 경위와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전달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특히 국세청 차장 시절 자신과 경쟁 관계이던 다른 공무원의 비위 사실을 전하고 자신에 대한 인사평가를 잘 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한 전 청장은 '학동마을'이 건너간 것은 사실이나 대가성이 없는 선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청장은 그림 로비 의혹이 불거진 2009년 초 "그림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국세청장 시절 태광실업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관할 국세청이 아닌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맡겨 권력을 남용한 혐의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을 상대로 연임 로비를 벌인 의혹도 조사했다.


이에 대해 한 전 청장은 태광실업 세무조사의 관할청이 달라진 것은 지역 기업의 조사를 다른 지방청이 담당하는 '교차 세무조사' 차원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검찰은 특정 업체의 세무조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고 안 전 국장에게 차장 승진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 의혹 등 한 전 청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을 광범위하게 조사했다.

하지만 한 전 청장은 이를 전면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제기된 의혹들이 모두 일방적인 주장에 의한 것으로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곡동땅의 진실은
한 전 청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차명소유 의혹이 제기됐던 '도곡동 땅'의 진실이 드러날 지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앞서 안원구 전 국장은 "포스코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도곡동 땅이 이 대통령 소유라는 문건을 발견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 전 청장이나 안 전 국장을 추가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청장의 진술 내용에 따라 참고인 혹은 제3자를 조사한 뒤 한 전 청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 전 청장은 '그림 로비' 의혹이 제기된 직후인 2009년 1월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해 3월 미국으로 출국했다 지난 24일 전격 귀국했다. 그는 미국에 머무를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실이 어디 가겠는가"라는 말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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