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노트] MB 회전문 인사 '딜레마'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11.02.27 16:55

팀웍 중시 인사 철학···집권 후반기에도 회전문 불가피

2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확대비서관회의. 이날은 평소보다 많은 500여 명의 청와대 직원들이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아 참석대상이 비서관 이상에서 행정관급 이상으로 확대되면서다. 청와대가 취임 3주년을 맞아 마련한 유일한 기념행사였다.

이 대통령은 남은 2년을 당부하면서 "우리가 나라 생각보다 나의 장래에 대해 복잡한 생각을 한다면 이 자리(청와대)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집권 후반기에 느슨해질 수 있는 마음을 다잡아 달라는 주문이었다. 한 관료 출신 청와대 관계자는 "다음 자리를 생각하지 말고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달라는 대통령의 말씀을 의미 깊게 들었다"고 말했다.

집권 후반기 공직기강을 세우는 일은 이 대통령의 최대 고민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최근 공직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마다 "사심 없이 일해 달라"는 말을 빼놓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는 "장관은 투철한 '국가관'과 '국민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고, 같은 날 저녁 재외공관장들을 만나서도 "소명의식과 투철한 국가관을 갖고 일하라"고 당부했다.

'사심 없이, 후일 생각하지 않고 일할 사람'에 대한 욕심은 집권 초부터 계속돼온 이 대통령의 인재관과 맥이 닿아 있다. 그래서 이 대통령은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잘 아는 사람' '써 본 사람' 들만 중용하고 있다. 최근 인사만봐도 국가과학기술위원장에 내정된 김도연 울산대 총장은 정권 초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으로 내정된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은 'MB캠프'에 몸을 담았던 인물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생방송 TV 간담회에서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에 대해 "대통령 단임 5년 하려면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할지가 중요하다. 저는 팀웍에 맞는 사람을 추천한다"고 당당히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인사들은 집권 후반기에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인사 운용 방식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집권 후반기에는 더더욱 자기 일처럼 일을 해줄 수 있는 측근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음 정권에서도 계속 일해야 하는 관료들은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8일 청와대 내 행정관(2∼5급)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다. 집권 후반기 '집행과 관리'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에 맞는 진용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이번 인사를 앞두고 청와대가 엘리트 인력을 만족스럽게 확보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집권 후반기를 맡는 대통령의 인사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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