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우건설과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대우건설을 인수한 산은사모투자펀드(PEF)의 지분에 대한 셀다운(인수 후 분할 매각)을 위해 기관투자가와 이전 대우건설 재무적투자(FI)를 대상으로 인수의사를 타진 중이다.
산업은행은 산은PEF를 구성, 대우건설 FI로부터 39%의 지분을 인수하고 1조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1%를 확보했다. 지난해 말 대우건설 인수시 산업은행은 기관투자자들을 유한투자자(LP)로 참여시킬 방침이었지만 당시 건설경기의 불투명성 등 때문에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대우건설을 단독 인수한 후 주가 상황을 보아가며 PEF 지분을 투자자들에게 매각키로 방침을 선회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 등에 대우건설 주가가 한 때 1만5700원(1월 19일 종가기준)까지 올라가자 산업은행은 투자자 모집에 다시 나섰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연기금과 대우건설 FI로 참여했던 은행권을 대상으로 PEF 지분 매각에 대한 의사를 타진 중"이라며 "조기에 지분 매각 작업을 끝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은PEF는 대우건설에 3조3000억원을 투자했고 이 중 1조 원 가량은 차입형태로 조달했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 등으로 건설주가 급락하면서 대우건설 주가는 다시 1만1000원 대(25일 종가 1만1550원)로 곤두박질쳐 투자자 모집에 걸림돌로 부상했다. 대우건설의 주가 하락은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지분 24.7%에 대한 블록세일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우건설 주가가 1만5000원을 넘어서면서 금호그룹은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우건설 지분을 통째로 매각키로 방침을 정하고,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계획하는 등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금호그룹은 2분기 중에는 대우건설 지분을 처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산업과 대우건설 등 복수의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재무상태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주가 조정기와 리비아 사태 등의 악재가 겹친 결과"라면서도 "주가 조정이 장기화할 경우 매각 작업에 대한 속도조절이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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