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 '아홉살' 셀트리온처럼?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11.02.25 17:09

CMO-시밀러-신약 順…생산공정 중요한 바이오의약품 특성

삼성이 바이오의약품 사업 본격 진출을 선언한 25일은 공교롭게도 국내 최대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업체 셀트리온이 창립 9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셀트리온은 국내 최대, 세계 2위의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셀트리온은 9년 전인 2002년 2월25일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처음 뛰어들었다.

9년간의 시차가 있고 회사의 규모도 다르지만 두 회사는 묘하게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우선 삼성과 셀트리온은 '의약품 계약생산(CMO)-바이오시밀러-바이오신약' 3단계 마스터플랜을 갖고 있다는 점이 유사하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크게 3단계다. 1단계는 제조시설, 2단계는 바이오시밀러(단백질 복제의약품), 3단계는 1단계 생산과 2단계 제품개발 능력을 합쳐 신약을 만드는 것이다. 바이오시밀러는 5~6년, 신약은 10년 정도 걸릴 것이다."

김태한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 신사업팀장은 삼성그룹의 '바이오 사업 마스터플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삼성은 이날 자본금 3000억원의 합작사를 설립하고, 여기에 3300억원이라는 돈을 투자해 공장을 2013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2016년까지는 바이오시밀러를 본격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2021년께에는 바이오신약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바이오의약품 전략은 셀트리온의 앞선 행보와 유사하다. 셀트리온 지난 2002년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짓기 시작한 이후 CMO사업으로 바이오사업의 발을 내디뎠다.


셀트리온은 2002년 항체의약품 생산시설 설계에 들어갔고 2003년 3월 공장을 짓기 시작해 2006년 7월 5만 리터 규모의 공장을 완공한다. 투자비만 3000억원이 들었다. 공장을 완공한 이후 1년 5개월 동안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실사를 거쳐 2007년 12월에서야 비로소 생산승인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생산승인을 받은 2007년부터 BMS에 관절염치료제 '아바타셉트'(상품명 오렌시아)를 CMO 생산해 공급했다.

셀트리온은 2009년 말부터 CMO에서 자체 바이오시밀러로 생산체계를 전환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자체적으로 개발에 성공한 유방암 항체치료제 허셉틴과 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고 있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가 각 나라에서 허가를 받기 위해 필요한 물량에 대한 생산을 시작한 것이다.

새로 지은 9만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에서는 CMO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생산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바이오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김형기 셀트리온 부사장은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공정개발이 까다롭고 공정별로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CMO사업을 통해 생산능력을 축적하는 것을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신약 개발도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연구개발 능력을 높이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라며 "CMO, 바이오시밀러 등 수년간의 투자와 경험이 필요한 것이 바이오의약품 분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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