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오송' 대신 '송도' 선택한 이유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1.02.25 13:50

2020년까지 2조1000억원 투자해 연구센터와 제조공장 건립

삼성전자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를 선택했다. 바이오산업에 본격 진출하면서다.

삼성전자는 25일 오전 미국 퀸타일즈와 공동으로 송도 5공구에 바이오시밀러 연구센터와 제조공장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충북 오송처럼 바이오산업 특화단지도 있는데 삼성은 왜 송도로 갈까.

먼저 바이오시밀러 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란 생물의 세포나 조직 등의 유효 물질을 이용해 제조하는 바이오의약품(생물의약품)의 복제약으로써,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 신약의 모방 의약품이라고도 한다. 모방해서 만들기 때문에, 바이오에 '비슷한'을 의미하는 시밀러(similar)가 붙는다.

그런데 연구 성격상 임상실험을 위해 해외에 자주 나가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우리나라보다 기술이 발달한 미국 등 다른 나라에 연구 물질 등을 갖고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세포나 조직을 연구하다보니 온도유지를 비롯해 주변 환경 등이 중요하다. 공항이 가까울수록 좋다는 얘기다. 송도에서 자동차로 20분이면 인천공항에 갈 수 있다. 셀트리온 같은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이 송도에 자리 잡은 이유다.

삼성이 미국의 퀸타일즈와 손잡은 것도 송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이번 사업에 2조1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중 1단계(2012년 말)로 3000억 원을 투자하는데, 이중 10% 이상을 퀸타일즈가 부담한다. 삼성은 제품생산을 맡고 퀸타일즈는 기술개발에 힘쓰는 등 협력하는 구조다.

퀸타일즈는 바이오 연구·개발·임상시험·허가 등에 전문화된 세계 최고 수준의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수탁회사) 기업이다. 60개 나라에 모두 2만3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2009년 매출은 29억 달러다.


국내 대기업이 송도에 들어가려면 외국 기업으로부터 10% 이상 투자를 받아야 한다. 퀸타일즈가 10% 이상 투자하는 이유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삼성의 바이오산업 본격 진출을 환영했다.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중인 바이오산업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란 배경에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난해 22억 달러 규모였다. 오는 2015년 143억 달러, 2020년엔 905억 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1980년대 합성의약품 특허 만료 이후 이스라엘과 인도 등은 제네릭 수출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는 내수에만 치중했다.

김준동 지식경제부 신산업정책관(국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의 바이오산업 진출은 세계시장 점유율의 1.5%, 약 13조9000억 원에 불과한 국내 바이오·제약 시장이 성장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성과도 삼성의 투자 발표로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셈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정부의 지원 정책과 맞물려 2020년 바이오시밀러 세계 1위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를 전략적 징검다리로 삼아 글로벌 신약개발 등 바이오 산업의 세계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며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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