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게이트' 터지나…숨죽인 국세청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1.02.25 14:28

한상률 전 국세청장, 도미 2년만에 귀국…검찰수사 앞두고 파장 주시

'그림로비' 의혹에 휘말려 2년 전 미국으로 출국했던 한상률 전 국세청장(사진)이 24일 돌연 귀국하면서 정재계가 술렁이고 있다.

한 전 청장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정재계 인사들에게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 전 청장 재임 시절 관련자가 다수 남아있는 국세청도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상률 불똥 튈라…국세청 바짝 긴장=한 전 청장은 지난 2008년 7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직접 지휘한 인물이다. 당시 태광실업 특별 세무조사를 관할기관인 부산지방국세청이 아닌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배당, 직권을 남용한 표적조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청장은 오는 28일부터 태광실업 세무조사 건을 비롯,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 대한 그림 상납 로비 및 청장 연임 로비 등 3대 의혹에 대해 검찰의 집중적인 수사를 받게 된다. 이와 관련, 현 정권 인사를 비롯한 정재계 거물급들이 거론되고 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청장 재임 시절의 관련자가 많이 남아 있는 국세청은 조심스럽게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한 전 청장의 지시를 받아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담당했던 조홍희 전 서울청장 등 관련자 일부는 퇴임했지만 아직 현직에 남아있는 인사들도 있기 때문에 파장이 어디까지 커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검찰의 수사가 확대될 경우, 국세청 관계자들도 소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세청은 일단 지켜보는 입장"이라며 "여론 및 수사의 향방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률 돌연 귀국 왜? 추측 무성=한 전 청장이 돌연 귀국한 것을 두고 정재계서는 각종 추측이 무성하다. 검찰이 귀국을 압박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데도 한 전 청장이 '제 발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부인의 병세가 악화돼서 귀국했다는 설이 있으나 이보다는 정권과의 사전 조율설 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전 청장의 부인이 지난 2009년 말 암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나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검찰 수사를 감수하면서까지 돌아와 곁을 지켜야 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한 전 청장 부인이 입원했다 퇴원한 것으로 안다"며 "부인 건강문제로 인해 돌아온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야당에서는 한 전 청장의 귀국 정보가 사전에 유출된 점 등을 들어 정권과의 사전 조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전 청장이 현 정권의 약점을 쥐고 있는 만큼 레임덕이 본격화되기 전에 사건을 매듭지으려 한다는 것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열흘 전부터 한상률 전 청장이 귀국을 했다느니 언제 귀국을 한다느니 여러 가지 정보가 입수돼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며 "한 전 청장의 귀국은 정부에서 처음에 '언제든지 귀국시킬 수 있다'고 말한 대로 이제 귀국시킬 형편이 됐으니까 귀국시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상률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반드시 특검으로 가서 이명박 정부의 비리의혹을 국민 앞에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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