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피해야 할 새내기 재테크 '칠거지악'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 2011.03.06 10:22

[머니위크 기획]새내기 재테크/ 재테크 성공 노하우

'아! 다시 출발지점에 설 수 있다면….'

김 대리는 요즘 풋풋한 신입사원들을 보며 한숨을 짓는 일이 잦다. 신입시절 월급여 200만원이면 알차게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매해 급여가 올랐음에도 통장은 늘 텅텅 비어있다. 그뿐이랴. 끝이 없이 남은 자동차 할부금, 별로 쓴 것도 없는데 결제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카드값, 주식투자한다고 빌린 대출금 상환까지…. 김 대리는 "곧 결혼도 해야 하는데 전세대란이라는 뉴스를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푸념한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청운(靑雲)의 꿈을 품고 이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 새내기(신입사원)들에게 "3년 뒤 혹은 5년 뒤 미래가 김 대리와 비슷할 것"이라고 한다면 그야말로 악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계획 없는 미래는 이 같은 초라한 미래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새내기여, 첫단추를 잘 꿰라.' 신입사원 시절 잘못된 재테크 습관이 80세까지 갈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금 재테크의 성공을 꿈꾸는 신입사원이라면 반드시 피해야 할 '재테크 칠거지악'을 눈여겨보자.

수많은 재테크 실패 사례를 접하고 상담한 서춘수 신한은행 반포래미안지점장, 민주영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장, 온라인 커뮤니티 '짠돌이 카페'(cafe.daum.net/mmnix)의 운영자 이대표 씨, 조영경 FM파트너스 대표 등 재테크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새내기 재테크 칠거지악(七去之惡)'을 뽑아냈다.



1. "폼에 죽고 폼에 산다" (폼생폼사)

재테크에 실패한 사회 선배들의 악몽은 대개 첫월급날 시작된다. 설레는 첫월급이 들어오던 날, 재테크는 잠시 미루고 백수시절 신세진 친구들을 불러 '시원하게 한잔'을 외친다면 재테크는 물 건너 갈 가능성이 높다. 주변인들에게 한턱 쏘고 기분 내다 보면 저축은 '남의 일'이 되고 '다음달 공약'으로만 남게 되기 일쑤다. 조영경 FM파트너스 대표는 "첫월급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평생을 좌우한다"며 "저축보다 소비의 달콤함을 먼저 느끼게 되면 저축과 절약은 쉽지 않다"고 경고했다.

특히 신입사원 시절에 자동차를 소비 리스트에 올리는 것은 위험천만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대표 짠돌이카페 운영자는 "차를 구입하는 순간 자동차로 인한 지출이 작되고 차의 가격(자산가치)은 떨어진다"며 신중한 구입을 당부했다. 그는 "신입사원이 자동차를 타고 싶다면 돈을 못 모으는 이유가 자동차를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고 일침했다.

2. '통큰 투자'를 실천한다

'한달 월급 200만원인데, 변액연금 월납 보험료만 130만원?'

신입사원 C씨의 포트폴리오에는 오로지 변액연금만 들어있다. 보험 아줌마의 달콤한 설득에 동요돼 덜컥 통큰 계약을 맺은 것이 화근. 결혼자금이나 주택마련을 위한 저축은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C씨는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감수하며 보험료를 감액하는 차선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무모한 투자를 경계하려면 투자 전에 올바른 설계가 중요하다. 민주영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장은 "신입사원의 경우 장래 결혼이나 주택마련 등 생애 이벤트가 줄줄이 놓여있다"며 "전문가와 함께 라이프사이클을 미리 그려보고 이에 합당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 등 공격적인 투자도 신입사원 시절에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 서춘수 신한은행 반포래미안지점장은 "투자는 편한 마음으로 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업무를 배우기도 바쁜 신입사원 시절에 직접투자에 매달리기보다는 간접투자로 투자를 실천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3. 신용사회, 신용카드는 필수다


통제할 수 없는 신용카드는 안 쓰는 게 낫다. 이대표 씨는 "편리함과 후결제를 앞세운 신용카드는 지출을 부추기며 자기관리에 대한 의지를 말짱 도루묵으로 만드는 1등 공신"이라며 "잘 쓰면 유리한 것이 신용카드지만, 잘 쓰는 사람보다 연체로 인한 신용불량자를 더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서춘수 지점장 또한 "소득공제나 무이자 할부의 유혹에 신용카드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사용금액에 비해 혜택은 미미하다"며 "소득공제를 원한다면 공제율이 더 높은 체크카드를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4. 주택 마련은 '하우스푸어'의 지름길이다?

젊다고 주택마련 계획을 등한시하지 말라. 보금자리 등 인기 지역의 경우 경쟁률이 높고, 꾸준히 가점을 챙겨야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서춘수 지점장은 "주택청약은 1~2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 길게 보고 가점 요소를 챙기는 게 좋기 때문에 신입사원 시절부터 청약 상품에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5. "나는야 모범(?) 납세자"

급여통장에서 세금이 얼마나 빠져나가는지 모르는 신입사원은 그야말로 간 큰 사원이다. 소득공제가 되는 금융상품에 가입해 세금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서춘수 지점장은 "연간 4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되는 연금저축이나 100만원까지 공제 혜택이 있는 보장성 보험을 빼놓지 말고 챙겨보라"고 권했다.

평소 예금 하나를 가입할 때도 세금우대, 비과세 상품을 우선으로 가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대표 씨는 "예금이나 적금에 가입하면서 높은 금리를 보고 가입했지만 정작 만기 시 세금으로 떼어가는 돈이 많다면 좋은 선택이 아닐 것"이라며 "눈앞의 금리보다 만기 시의 이자수익(세후 이익)을 따져보고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 "오로지 오프라인으로 거래한다"

금융기관 창구에 가서 통장에 돈 찍히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봐야 속시원하다고 생각한다면, 신입사원이지만 사고는 상당히 '올드(old)'한 편. 사이버시대에는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에 익숙해지는 것이 권장된다.

은행업무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재테크 면에서도 마이너스다. 서춘수 지점장은 "온라인거래는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은행이 단골고객을 선정하는 데 가점 요소가 돼 유리하다"고 말했다.

7.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싫었어요"

입시준비, 취업준비로 오래시간 공부와 스펙쌓기에 매달려온 신입사원들에게 또다시 자기계발 준비가 필요하다고 하면 야속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신입사원 시절 최고의 재테크는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조영경 대표는 "미래의 월급봉투 두께는 현재의 자기 계발이 좌우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재테크에 대한 기본 지식을 쌓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대표 씨는 "은행직원과 대화가 될 정도의 금융상품 지식을 쌓으라"고 조언한다. 그는 "매일 30분씩 신문과 인터넷카페에서 쉽게 설명돼있는 상품정보만 봐도 기본지식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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