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극단선택" 한상률 '판도라 상자' 열리나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 2011.02.24 17:25

한상률 전 국세청장 24일 전격 귀국… '태광실업' 세무조사 의혹 풀리나

'그림 로비' 사건에 휘말리자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던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2년만에 귀국했다.

한 전 청장은 24일 오전 5시2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격 입국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최윤수)는 오는 28일 오후 한 전 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한 전 총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 대상은 3가지다. 우선 한 전 청장이 2007년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에게 인사 청탁과 함께 고(故)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건넨 혐의다.

'그림 로비' 사건은 전 전 청장의 부인인 이모씨가 2008년 말 "2007년 당시 국세청 차장이던 한 전 청장 부부로부터 시가 3000만원이 넘는 그림 '학동마을'을 선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한 전 청장은 당시 자신과 경쟁 관계이던 다른 공무원의 비위 사실을 제공하고 자신에 대한 인사평가를 잘 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듬해 1월 사직서를 제출한 뒤 2개월만인 그해 3월15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출입국 관리 당국에 '입국시 통보' 요청을 하고 한 전 청장에게 조사에 응할 것을 종용해왔다.

그러나 한 전 청장은 뉴욕주립대에서 연구 활동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귀국을 미뤄왔다. 그는 미국에서 "진실이 어디 가겠냐"는 말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검찰은 전 전 청장 부부와 한 전 청장의 부인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의혹에 연루된 인물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을 부르면 그림을 건넨 목적과 인사 청탁 여부를 집중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림을 주고받는 행위에 직무 관련성이 있었느냐를 파악하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 전 청장이 국세청장 시절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관할인 부산지방국세청이 아닌 서울지방국세청에서 특별세무조사를 하도록 지시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민주당은 2009년 6월 "한 전 청장은 본인의 직권을 이용, 특정기업을 의도적으로 특별세무조사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했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을 상대로 국세청장 연임을 위해 로비를 벌인 의혹도 확인하기로 했다. 한 전 청장은 재직 시절 여권 실세에게 골프를 접대한 의혹을 받아왔다.

검찰 관계자는 "그림 로비와 직권남용, 연임 로비 등 3대 의혹에 대해 고발 내용 혹은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기초 조사를 마쳤다"며 "한 전 청장을 소환하면 기본적으로 제기된 의혹을 모두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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