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집권 3년 '친박'의 노림수는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11.02.24 17:15

'철저한 침묵' 정치 대신 정책 행보 가속화

한 지붕 아래서 친이(친 이명박)계와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는 친박(친 박근혜) 진영은 "우리는 묵묵히 우리의 길을 간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전세난, 구제역 파문, 물가 상승, 동남권 신공항,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등 정부 실책으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는 조용하다. 박근혜 전 대표 역시 각종 현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과학비즈니스벨트와 관련 "대통령이 약속한 것인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하면 책임도 대통령이 지겠다는 것"이라는 발언을 내놓았지만 거기까지였다.

측근들은 "유력한 대권 후보의 말과 움직임은 국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선 승복의 연장으로 지금은 이명박 대통령을 흔들면 안 된다"고 말한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여러 대권 후보들이 벌써부터 전국을 돌며 얼굴을 알리고 있지만 박 전 대표는 나서지 않고 있다"며 "정치인이 카메라, 기자를 피한다는 건 엄청난 인내를 필요로 하는 건데 무려 3년을 참아왔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친박계는 대통령이나 친이계와 대립각을 세우려 하지 않는다. 적어도 겉으론 그렇다. 민생과 동떨어진 개헌 정국을 강행할 때도 철저하게 무시하는 전략을 썼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참고 있다는 거다. 성사되지 않을 게 뻔한 개헌을, 그것도 집권 4년차에 불쑥 꺼내들고 밀어붙이는 진짜 속내가 뭐냐고 따지지도 않았다. 현 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싶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 침묵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박근혜 대세론'이 공고해지는 데 굳이 나서 분란을 일으킬 이유가 없다는 거다. 친박계 한 의원은 "박 대표가 공청회 한번 하고 싱크탱크 하나 발족시켰을 뿐인데 기겁들을 하지 않았냐"며 "현 정권의 헛발질이 계속될 수록 박근혜 대세론은 더욱 공고해져 친이계 대권주자와 지지율 차이가 조만간 8배 이상 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당분간 친박과 박 전 대표의 침묵은 계속될 전망이다. '월박'이 갈수록 심해지는 데 굳이 세 과시를 할 필요도 없다는 판단이다. 정치 행보 대신 정책 행보를 가속화하기로 한 이유다. 친박계 한 의원은 "복지 뿐 아니라 통일외교 등 분야별로 준비해 놓은 게 많이 있다"며 "상반기 안에 단계적으로 각종 정책들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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