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건설업종 '먹구름'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1.02.22 11:30

단기적 악재 불구 투자심리 위축…일단 지켜보자 신중론

이집트에서 촉발한 민주화 시위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건설업종 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리비아처럼 다른 국가들도 연쇄적인 혼란에 빠질 경우 올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에 경고등이 켜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22일 오전 코스피시장에서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현대건설(-7.87%), 대우건설(-6.78%), GS건설(-6.67%), 대림산업(-5.25%), 삼성물산(-4.81%), 쌍용건설(-3.14%) 등 대형 건설사들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 낙폭 1.87%를 웃도는 약세다.

중동 국가들의 정국 불안이 건설업체들의 해외 실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진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지역의 메이저 수주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쿠웨이트, 카타르의 경우 사회적 불만이 낮기 때문에 정정 불안이 옮겨 붙을 가능성은 낮다"며 "그러나 시위가 확산되고 사태가 장기화되면 전체 건설업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중동지역 20개국에 307개 국내건설사들이 진출해 있다. 지난해 중동지역 수주금액은 472억4991만달러였다. 올들어 중동지역 수주금액은 10억6328만달러이며 리비아는 2억409만달러이다.


현대건설의 '사리르 855MW 발전소'와 대우건설의 '대우 트리폴리 호텔 프로젝트' 등이 리비아 내에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윤 연구원은 "연초라서 아직 올해 매출을 예상하기엔 이르지만 대우건설이나 현대건설의 경우 리비아 사태에 영향을 받아 올해 예상 매출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밸류에이션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비아 사태는 당분간 건설업의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리비아 정부가 한국인 선교사를 체포하고 스파이 활동으로 국정원 직원을 추방되면서 한국과 리비아의 외교관계가 악화될 당시 국내 건설사들의 주가는 제한적인 영향을 받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때와 달리 지금은 중동지역의 정국 불안이 도미노처럼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건설사의 해외 수주 상당부분은 중동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정쟁 불안이 지속되면 건설 중단과 발주마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국가 기능의 마비는 일부 국가로 제한되겠지만 현재로선 건설업종에 대한 신규 투자를 자제하고 상황을 지켜봐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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