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시위 수도에서 격화..사망자 230명 넘겨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11.02.21 23:34

트리폴리 정부 건물 화재..국영방송국 공격

리비아를 지난 40여년간 철권통치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집권 이후 최대 도전에 직면했다. 반정부 시위가 리비아 제2의 도시인 벵가지에 이어 수도 트리폴리에서도 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망자 수는 230명을 넘어섰다.

◇수도 트리폴리에서도 시위 격화
21일 영국의 가디언, 텔레그라프 등 외신에 따르면 수백명의 시위대들은 20일 밤사이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함에 따라 트리폴리에서는 함성과 총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일부 시위대들은 이날 새벽 정부 건물에 불을 지르고 국영방송 본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리비아 군은 이날 시위대가 트리폴리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동소총, 최루탄 등으로 강경 진압을 펼쳤다. 트리폴리 한 호텔 관계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심상치 않다"며 "일반 주민들도 겁이 나서 집을 버리고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현재 트리폴리의 그린스퀘어와 집결했으며 카다피가 베네주엘라로 도피했다는 루머가 피지면서 카다피가 살고 있는 군사기지를 향해 행진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는 시위대가 트리폴리 시내에 걸린 카다피의 초상화에 돌을 던지고 있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로 인해 리비아의 휴교령이 내려졌고 일부 상점을 제외하고 대부분 문을 닫았다. 주민들은 외출도 삼가고 있어 트리폴리 시내는 적막이 흐르고 있다. 카다피는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리라 TV의 전파를 방해하고 있고 전화와 인터넷 사용도 수시로 차단하고 있다.

◇사망자 수 200명 넘어..카다피 아들 "내전" 경고
가다피는 리비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뒤부터 줄곧 강경진압을 하고 있다. 그의 아들인 사이프 알-이슬람은 20일 밤 현재 리비아 상황이 "비극"이라면서도 시위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내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이프는 이어 "오늘 우리가 개혁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 리비아는 수천명이 사망하고 피의 강물이 리비아를 관통할 것"이라며 "가디피는 우리의 리더이며 트리폴리에서 전투를 이끌고 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며 시위대에 최후통첩을 전했다.

지난 6일 동안의 사망자 수는 233명에서 285명에 달하는 것으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추산했다. 일부 리비아 야당세력에서는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dpa통신은 의사들의 말을 인용해 이날 하루 동안 트리폴리에서 6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군과 추종세력 균열 양상
시위가 일주일 가까이 진행되면서 군 내부에서 균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리비아 정보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150명의 리비아 군인과 장교가 시위대 사살 명령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군인 중 일부는 군에서 이탈해 시위대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 사디크 알무스라티 중국 주재 리비아 대사와 압델 모네인 알호니 아랍연맹 주재 리비아 대표는 유혈진압에 항의해 사표를 던졌다. 리비아 동부 지역의 알주와이야 부족도 시위대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24시간 안에 서방 국가로의 원유수출을 차단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반정부 시위로 인한 소요 사태로 벵가지공항은 사실상 폐쇄됐다. 이 때문에 이날 터키가 자국민 수송을 위해 리비아에 보낸 항공기는 입국을 거부당해 리비아 영공에서 한 시간가량 선회한 뒤 이스탄불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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