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악화 '건설근로자·교민' 보호령(상보)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11.02.21 15:11

정부, 23일 국토·외통부 인력 리비아 급파…국내 건설사, 비상계획 수립 분주

정부가 리비아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국토해양부와 외교통상부 소속 인력 2명을 오는 23일 리비아에 급파, 건설인력 및 교민보호를 전담토록 할 방침이다.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경우 이집트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특별항공대책을 수립하고 중동대책반을 24시간 가동키로 했다.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도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리비아 사태로 국내 건설사현장 잇따라 피습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잇는 리비아에서는 이달 중순부터 동북부 벵가지를 중심으로 반정부시위가 격화되면서 리비아내 국내 건설사 공사현장에 대한 시위대들의 난입 빈도와 강도가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새벽 1시에는 데르나 소재 주택건설 현장에 지역주민 300명이 침입해 숙소방화와 기물탈취를 한 뒤 20일 오전 10시에 자진해산했다. 20일에는 새벽 2시와 저녁 9시에 리비아 동북부 반정부시위의 중심인 벵가지 소재 우리기업 현장 2곳에 강도들이 침입해 컴퓨터 등을 탈취했고 한국 직원들은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특히 21일 새벽 0시에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로 평가되던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인근 국내 기업현장 1곳에도 시위대가 진입, 한국 근로자 3명이 경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리비아공관 내 국토해양관에 따르면 21일 트리폴리 현장에는 칼을 소지한 주민이 난입해 현장근로자를 폭행하고 물품을 탈취했으며 현재 현장 근로자들과 시위대간 대치는 종료됐다.

◇정부, 안전대책 수립

국토해양부는 리비아 사태가 갈수록 악화됨에 따라 지난 17일부터 건설정책관을 반장으로 하는 중동대책반을 운영하고 외교당국과 공동으로 리비아내 한국 건설근로자들의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중동대책반은 건설정책관을 반장으로 해외건설과장, 국제항공과장, 해운정책과장, 해외건설협회 직원 등 10명으로 구성돼있다. 정부는 리비아 사태에 따른 한국 건설 근로자 보호를 위한 신속하고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


우선 국토부와 외통부 인력 각 1명씩을 23일 리비아 현지공관에 급파, 건설인력 및 교민 보호를 전담케 할 계획이다. 또 리비아 사태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국가위기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큰 경우에는 지난 1월 이집트 사태와 같이 외교당국과 공동으로 특별항공대책도 수립할 예정이다.

리비아사태 안정 때까지 중동대책반을 24시간 운영해 외교당국, 현지공관, 리비아에 현장을 둔 우리업체 관계자간 비상채널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오후 5시에는 관계부처 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시위격화 지역에서의 국내 기업 철수 등의 정부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국토부 도태호 건설정책관은 "현재로서는 국내 건설사들은 현장에서 철수시킬 지는 확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 비상계획 수립 분주
국내 건설사들이 시공 중인 리비아 공사현장에 대한 현지인들의 피습이 이어지자 건설사들도 자체적인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각 건설사는 본사 차원에서 비상상황에 대비해 대책반을 속속 가동하고 비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우선 가장 치안이 불안한 데르나와 벵가지에서는 공사를 중단하고 일시 피신해 있기로 했다.

발전소 등의 플랜트 건설공사가 많은 트리폴리는 국가 기간망 보호를 위해 군인들이 치안에 투입돼 불안감이 적은 편이지만 이날 피습사건이 발생한 만큼 만약을 대비해 공항 등으로 피난하는 등의 비상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트리폴리마저 습격을 받았다면 더이상 리비아에는 안전지대가 없다고 봐야 한다"며 "현장은 현장별로 대처방안이 있고 주리비아 대사관과 공조해 비상상황에 대비한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리비아의 정정 불안이 지속되자 북부아프리카 최대 건설시장인 리비아에서의 수주 활동은 당분간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리비아와의 정치 분쟁으로 해외건설 수주활동이 주춤한데 이어 이번 사태까지 번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리비아 건설시장은 북아프리카 건설시장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다. 연도별 수주액은 △2007년 54억달러 △2008년 15억달러 △2009년 31억달러 △2010년 19억달러 등 연도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략수주지역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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