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 웰빙 콘셉트, 궁합 맞는 식재료 써 영양균형 맞춰야!

머니투데이 임귀혜·김여진·김미연 월간 외식경영 | 2011.02.21 21:33
우리나라 사람들은 건강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웰빙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편이다. 잘 먹고 잘 사는 것, 웰빙하면 특히 우리의 삶과 밀접한 ‘먹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보니 외식업체에서는 고객 만족을 위해 저마다의 ‘웰빙’ 콘셉트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고깃집도 마찬가지다. 과연 ‘웰빙’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이고 고깃집에서 웰빙과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고깃집에서 할 수 있는 웰빙 콘셉트 방안을 알아본다.

식재료 성질 파악, 균형 있게 접목시켜
조화로운 메뉴로 대중 입맛 공략하기

채소가 한껏 차려진 채식 위주의 식단, 양상추에 살짝 데친 새우를 넣고 레몬즙을 뿌린 샐러드…. 기름기나 지방이 없다고 해서 이게 과연 웰빙식일까?

'5계절 5체질 건강법'의 저자 김봉규 선생은 “외식업체에서 웰빙 음식을 많이 선보이고 있는데 알고 보면 이치에 잘 맞지 않는 것이 많아 안타깝다”면서 “각기 다른 성질을 가진 식재료를 조화롭게 섭취할 수 있도록 선택하고 적절한 조리법을 찾는 데 신경써야한다”고 지적한다.

◇ 정말 고기가 몸에 안 좋을까?
‘고기는 건강에 나쁜 식품이다’, ‘최소한 고기가 몸에 좋은 식품은 아니다’ 등 고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썩 좋지만은 않다. 이는 산업이 발달하면서, 특히 ‘똑똑한’ 소비자층이 늘어나면서 더 심해지고 있다.

고기예찬의 저자 주선태 교수는 ‘이는 고기에 관한 대단한 오해이며 잘못된 시각’이라고 반박한다. 주 교수는 이런 오해로 인해 고기를 의도적으로 먹지 않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함으로써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같은 사람들의 반응이 나타난 것은 미국의 영양학이 여과 없이 한국에 전해졌기 때문이며 미국 사람들은 기름기 많은 고기를 자주 먹는 탓에 비만과 여러 질병에 노출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1인당 1년에 섭취하는 고기의 양이 미국의 1/4 수준인 약 30kg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어쩌다 한 번 고기를 주식으로 먹는 한국인에게 매일 고기를 주식으로 먹는 미국의 영양학을 들이대면 안 된다는 것이 주 교수의 설명이다.

사실 고기는 약 75%의 수분을 제외하면 약 20% 이상이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고기만 섭취해 살을 빼는 ‘황제 다이어트’가 있을 만큼 고기가 단백질 식품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물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살코기 부위를 선호할 것이다).

지방은 도체의 경우 약 20%, 거래정육의 경우에는 약 10%, 실제 정육점에서 사먹는 살코기의 경우에는 약 5% 정도가 함유되어 있다. 삼겹살을 제외하고는 5% 미만의 지방이 존재하는 고기를 일반적으로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면 고기 지방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뭘까? 동물성 지방의 섭취는 동맥경화와 관련한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라고 하는 주장이 많다. 고기 속에는 높은 농도의 콜레스테롤이 존재하고 있고, 고기의 포화지방산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승시킨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고기 속에 많이 존재하고 있는 포화지방산인 스테아린산은 HDL(고밀도 리포단백질)은 상승시키고 LDL(저밀도 리포단백질)은 감소시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쇠고기와 돼지고기에 가장 많이 들어있는 단가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도 LDL 수치를 감소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혈관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오히려 포화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는 야자유나 대두유 같은 식물성 기름이 혈중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증가시킨다는 많은 연구결과가 있다.

◇ 균형과 조화 맞춰라
즉,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들이 비만이 되는 것은 고기 자체보다는 고기와 함께 먹는 다른 식품이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설탕 등의 화학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고기양념이나 고기를 먹은 뒤 과도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경우가 그 예다.

주 교수는 이런 문제점을 언급하며 고기와 밥, 된장찌개를 함께 먹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특히, 된장은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혈압을 떨어뜨리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올 만큼 그 효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기 전문점에서는 된장찌개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단, 한국의 재래식 된장에서만 이런 완벽한 효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약선요리전문가인 <정림> 정영숙 대표는 “한국식품개발연구원 생물과학부 연구팀에서 ‘된장을 비롯한 우리 전통 장류는 식품 속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 발암물질의 돌연변이력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일본의 한 건강 잡지에 실린 101세, 104세 된 두 노인의 장수비결 또한 된장국이라는 것을 봤을 때 된장은 유익한 식품이다.

하지만 소금 함량이 많은 것이 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는데 2년 이상 발효시켜서 색깔이 검게 되면 그 농도가 우리 인체에 좋은 성분으로 바뀌어 염분의 피해를 최대한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주선태 교수는 “고기만, 게다가 많은 양을 먹는 것은 분명 몸에 좋지 않지만 건강한 육체를 위해서 밥, 고기, 생선, 채소 등 모든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균형과 절제 있는 식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음식의 균형과 조화를 맞춰라’고 강조하는 사람은 주 교수뿐만이 아니다. '5계절 5체질 건강법'의 저자 김봉규 선생은 영양소뿐만 아니라 각 성질의 균형과 조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구상 존재하는 수만 가지 식재료의 이치는 동일하다”면서 “음양오행에 입각해 식품이 가지고 있는 성질에 따라 여러 식재료를 조합해 조리를 하면 어느 특정 체질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 수도, 대중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만들 수도 있다”고 전한다. 어느 한 쪽의 성질로 치우치지 않고 상화(에너지를 중화시키다)된 음식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맛있고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게 김 선생의 설명이다.


◇ 고기별 궁합 맞는 음식 접목시켜라
김 선생의 말에 의하면 금기(金氣)로 가을 성질이 강한 돼지고기는 봄, 여름 기운이 약하기 때문에 부추, 상추와 함께 혹은 참기름, 새우젓에 찍어 먹으면 에너지가 중화된다. 대표적으로 돼지고기 전문점 <절구미>는 새우젓에 절인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먹을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고기를 구우면서 잘게 썬 부추도 함께 올려준다. 음식의 궁합을 염두에 두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경상북도 김천시에 있는 <火대포>는 쑥을 먹고 자란 돼지만 공수해 와 참숯에 구워먹는 돼지고기 전문점이다.

금기(金氣)이자 가을 성질이 강한 돼지고기에 여름 성질의 쑥과 봄 성질의 참나무를 접목했다. 각 성질을 다양하게 조화시킨 대표적인 예다. 이 밖에도 목(木) 성질이 강한 와인이나 봄 성질이 강한 녹차와 접목한 와인, 녹차 삼겹살 또한 음양오행설에 입각했다고 볼 수 있다.

쇠고기는 토기(土氣)로 늦여름 성질이 강해 수(水,) 목기(木氣) 성질의 배추, 깻잎, 부추나 다시마, 미역, 톳 등의 해초류에 싸서 먹으면 좋다고 한다.

<정림> 정영숙 대표는 “다시마는 ‘바다의 불로초’로서 동서양학계의 예찬을 받고 있을 만큼 훌륭한 천연조미료”라고 강조한다. 그는 “다시마는 우수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산성식품인 육류나 쌀밥 등과 함께 먹으면 체질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칼로리가 거의 없고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대표적인 저칼로리 자연식품”이라고 설명한다.

부추나 깻잎과 함께 쇠고기를 제공하는 외식업체는 더러 있지만 쇠고기와 해초류를 접목시킨 외식업체는 흔치 않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한우 전문점 <안압정>은 쇠고기와 함께 해초를 쌈거리로 선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이곳은 얼음 위에 다시마, 꼬시래기, 고장초 등 해초를 보기 좋게 얹어 고기와 함께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유기농 채소만 쓰고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는 맥주를 먹인 쇠고기가 화제다. 김 선생은 소가 목(木)의 성질이 제일 약한데 목의 성질이 강한 맥주를 먹인 것이 일반 소에 비해 풍미나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닭고기는 목기로 봄의 성질이 강해 늦여름, 가을 성질인 마늘, 파와 함께 섭취하면 에너지를 중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마늘 닭과 파 닭이 인기 좋은 이유가 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약초 이용한 약선 식단 선보여라
이 외에도 고깃집과 접목할 수 있는 것으로 정 대표가 추천하는 ‘약선’ 식단이 있다. 고기의 특성상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특유의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거나 육질이 질긴 것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을 이용해 모두 적당히 먹기 좋게끔 할 수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지난 11월 11일에 개최한 ‘제5회 한우전문점 경영개선 컨설팅 교육’에서 우리 몸에 좋은 식물을 이용해 고깃집에서 응용할 수 있는 조리법을 소개했다.

반드시 몸에 필요한 식물이나 약초는 고기양념을 통해 섭취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을 튼튼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성분인 ‘질경이’로 장아찌를 담그거나 ‘명감나무’ 뿌리를 달인 물을 이용해 고기를 비롯한 음식의 부패를 방지할 수 있으며, ‘싸리나무’의 껍질을 바싹 말려 분말로 만든 뒤 소금, 후추와 함께 고기에 뿌려 구워 먹으면 훨씬 부드럽고 깊은 육질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강연했다.

또, 고기를 숙성시킬 때 ‘갈대’ 대를 고기 사이사이에 꽂아두면 고기의 잡내를 없앨 뿐만 아니라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고깃집 후식으로 나가는 국수에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부추’를 함께 넣으면 밀가루의 찬 기운과 조화를 이루면서 소화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음양오행설의 다섯 가지 기운을 다 갖추었다고 해서 ‘오행초’라 부르는 ‘쇠비름’, 살균과 방부효과가 있는 ‘초피나무(산초)’, 위궤양, 종기, 부스럼, 직장암, 십이지장궤양에 효과적인 ‘느릅나무’ 등 다양한 약초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온 산천이 약초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훌륭한 약초들이 지천에 널려있다”면서 “사람들이 건강하고 약이 되는 밥상을 받아볼 수 있도록 이런 약초와 고기를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메뉴나 조리법을 앞으로 많이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외식업주들에게 당부했다.

◇ 전 세계 건강한 고기요리
고기를 건강하게 먹기 위한 노력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2010년 2월,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사)전국한우협회에서 펴낸 책 ‘올 어바웃 한우(All about Hanwoo)’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는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라는 대표 스테이크를 건강한 고기 요리로 간주하고 있다. 갈비 좌우에 붙은 등심과 안심을 뼈가 붙어있는 상태에서 3cm 이상의 두께로 두툼하게 썰어 굽고, 소금과 올리브유를 뿌려 먹는 육식 마니아를 위한 메뉴라고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건강한 고기 요리는 ‘발리 비프스튜’다. 쇠고기와 보리뿐만 아니라 당근, 양파, 감자 등의 채소가 풍성하게 들어가 있어 건강까지 챙기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보양식이다.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고. 프랑스는 특별히 여성들이 사랑하는 고기 요리가 있다고 한다.

송아지 고기 육수와 버터로 맛을 낸 퐁드보 소스를 곁들인 안심구이 ‘뚜흔느도 마띠뇽’이 그것이다. 안심 600g에 버터, 밀가루, 육수까지 들어가는데도 300kcal가 채 안 되는 다이어트식으로 유명하다.

일본에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익히 알려진 ‘샤브샤브’가 있다. 교토의 한 가게 점주가 중국에서 생활한 사람에게 먹는 방법을 배워서 일본인의 취향에 맞춰 양고기 대신 쇠고기를 넣어 먹은 것이 그 시작이다. 샤브샤브는 얇게 저민 쇠고기를 채소와 함께 담백하게 조리해 웰빙 음식으로 주목 받고 있다.

터키는 한국에서도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케밥’을 소개했다. 케밥은 저열량 고단백 식품으로 빵에 싸먹거나 꼬치에 끼워 다양하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웨덴에서는 고기에 비타민을 보충시킨 ‘미트볼’이 대표격이다. 새콤달콤한 월귤로 잼을 만들어 미트볼과 함께 먹는 것이 특징. 스코틀랜드에는 전통요리 ‘하기스’가 있다.

송아지 내장을 잘게 썰어 곡류와 섞어 양념을 한 후, 위장 속을 채워 넣어 소시지처럼 삶은 것인데 마치 순대와 흡사하다. 다이어트에도 으뜸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음식은 무엇을, 언제,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

생명을 이어가는 근본인 음식. 우리 삶에서 음식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외식업체에서는 보다 건강하고 약이 되는 음식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균형’과 ‘조화’를 잊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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