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신임 전경련 회장 추대 어떻게?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성연광 기자 | 2011.02.17 18:49

'연막작전'에 비밀 회동..20분만에 박수로 만장일치 추대

17일 아침 시내호텔에서 비공식 모임을 갖기로 한 전경련 회장단과 원로 회의가 취소됐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전경련 회장을 뽑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반해 장소가 공개되면서 기자들의 관심이 쏠린데 따른 연막이었다.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T빌딩 19층 전경련 회장단 회의실에 12명의 회장단 및 원로들과 정병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재계 서열 7위인 GS의 허창수 회장을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하자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회의는 화기애애하게 진행됐으며 하도 여러 경제계 원로들이 강권해 허 회장이 거듭 완고히 고사하다가 수락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회장 추대는 회의 시작 20분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1월부터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이 전경련 회장단 멤버들을 일일이 만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재계 서열 7위인데다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자주 참석했던 허창수 회장을 적임자로 보고 이날 회의에서 이 같은 경과보고를 한 후 회장단이 만장일치 박수로 추대했다.

허 회장은 강력이 고사했으나,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등 주변 재계 회장들이 추가 발언을 통해 허 회장이 맡아줄 것을 당부해 고사의지를 꺾었다는 후문이다.

전경련은 지난 1999년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을 끝으로 4대 그룹 오너 총수 회장을 내지 못했다. 1961년 전경련 초대 회장이었던 이병철 삼성 창업자나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 구자경 LG 그룹 회장(현 명예회장), 최종현 SK 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등 재계 톱 랭커들이 회장직을 맡을 때는 재계의 맏형이자, 본산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SK 창업자인 최종현 회장의 갑작스러운 작고와 IMF를 거치면서 대우그룹이 붕괴되고, 대기업간 빅딜 과정을 거치면서 재계 내부의 갈등 과정을 거치면서 전경련이 서서히 힘을 잃어갔다. 매출 1조원 미만의 기업이 전경련 회장을 맡고 이후 3연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부회장단에서 탈퇴하는 등의 내홍도 거쳤다.

재계를 대표하는 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을 위해 이건희 삼성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등에게 수장 자리를 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전경련 회장단이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을 찾아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 전경련 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으나 이 회장이 고사하면서 지난해 7월 조석래 회장의 사의표명 이후 '회장 공백'이 8개월간 이어져왔다.

허 회장도 지난 2009년 전경련 회장단에 합류해 전경련 내 활동경력이 길지 않다는 이유를 들고, 더 경륜이 있는 오너들이 맡아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회장직 수락을 완곡히 거절했었다.

하지만 오는 24일 정기총회에서 조석래 회장의 후임을 선출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서 재계의 화합을 이끌면서도 규모 있는 그룹을 운영하는 허 회장이 적임자라는 데 재계 오너들이 인식을 같이 해 허 회장이 제33대 전경련 회장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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