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범금호가 '승자의 저주' 재연?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김유경 기자 | 2011.02.17 09:13

부산저축銀 오너 박상구 회장, 금호 창업주 조카..인수.확장-부실증가 닮은꼴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은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업계 2 ~ 3위권(계열 저축은행 포함)의 대형 저축은행이다.

하지만 규모에 비해 실적은 최근 계속 악화돼 왔다. 부산저축은행은 자체 보고한 2010년 12월말 기준 자기자본이 -216억원으로 완전잠식돼 있는 상태다. 또 지난해 7 ~ 12월 영업손실도 1105억원, 당기손실도 2222억원으로 전년 연간(2009년7월 ~ 2010년6월) 영업손실 1089억원, 당기손실 1999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대출 부실이 자리한다. 2006, 2007회계연도에 꾸준히 600억 ~ 700억원대의 순익을 내왔던 부산저축은행은 리먼사태로 상징되는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급속히 악화돼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2009년 6월 10.11%에서 지난해 말 5.13%로 악화됐다.

나란히 이날 영업정지된 계열사 대전저축은행도 사정은 비슷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지난해 6월 말 이미 -3.05%, 연말에 -3.18%까지 떨어졌다.

부산저축은행 주주 구성(지난해 말 기준)을 보면 개인 대주주인 박연호씨가 5.29%, 아버지인 박상구 회장이 0.97%를 갖고 있는 것을 비롯해 오너 일가와 경영진이 37.49%를 갖고 있다. 경영은 김민영 대표이사, 안아순 이사, 강성우 감사 등이 맡고 있다. 대전저축은행은 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이 각각 54.5%, 45.5%의 지분을 갖고 있다.

CEO인 김 대표와 은퇴하긴 했지만 사실상 오너인 박 전 회장 등의 경력을 살펴보면 삼양타이어(현 금호타이어), 금호실업 등의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80년대 초반까지 금호그룹(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에 근무하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금융업에 나선 경력이 있다.

특히 박 전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장조카이자 그룹의 모기업인 광주여객 설립 멤버다. 박인천 회장의 아들인 박삼구 현재 그룹 회장과도 인척이다. 광주여객(현 금호산업(금호고속)) 당시 박인천 회장이 사장을, 박상구 전 회장이 전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상구 전 회장은 81년 금호쪽을 떠나 금융업으로 눈을 돌렸다. 부산저축은행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82년 5월 경영권을 넘겨받으면서다.

80년대 후반까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90년대 초중반 대출 영업확대, 건설사와의 어음 거래, 일본, 독일 등 외국 금융기관의 자본 유치 등으로 외형 성장을 거듭했고 하위권 은행에서 외형과 순익면에서 상위권 저축은행으로 급성장했다.

그뒤 박 전 회장은 2004년경 본인의 지분 중 45%를 자녀들에게, 나머지 45%를 임직원들에게 나누어줬다. 삼양타이어공업 회장 시절 함께 일했고 신용금고 인수 초기부터 함께 했던 임직원을 배려한 조치라는 평을 받았다. 과거 4 ~ 5년 전에 집중적으로 시행했던 PF대출도 부동산 경기 상승을 등에 업으며 회사의 순익 개선에 기여했다.

이 같은 순항이 흔들린 것은 2007 ~ 2008년부터였다. 그동안 벌여놓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규모가 워낙 큰 데다 부동산시장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지난 2008년 대전저축은행과 전주(구 고려)저축은행을 잇따라 인수한 것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들(대전, 전주)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의 대형은행-부실저축은행 짝짓기에 따라 인수가 결정된 측면은 있다.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을 인수했지만 금융비용 상승, 부동산 경기 악화, 해외발 금융위기 등의 직격탄을 맞으며 채권단 주도하에 사실상 그룹 해체의 수순을 받아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흥망성쇠와도 비슷한 면이 있다는 평가다.

부산저축은행쪽에서는 전주, 중앙부산저축은행 등을 매각하려는 노력을 진행했지만 PF 부실 규모에 대한 이견과 가격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며 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했고 결국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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