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파괴하는 내 몸안의 독, '활성산소'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11.02.19 12:00

[최은미의 헬스&웰빙]활성산소 죽이기

순수함과 선함, 유익함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산소'. 인간이 생명을 유지해나가는 데 필수요소이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우리의 건강을 서서히 잠식하는 위험요소이기도 하다. '활성산소'라는 이름으로 낯설게 다가오는 산소의 또 다른 모습을 알아둘 필요가 있는 이유다.

◆몸속 세포 산화시켜 노화와 질병 불러=호흡을 통해 몸속에 들어온 산소는 혈관을 따라 몸 구석구석까지 퍼지며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요소가 된다. 그러나 산소가 우리 몸에 항상 이로운 존재라는 편견은 버릴 필요가 있다.

산소는 우리 몸에 들어온 이후 혈관을 따라 운반되고, 음식물 소화를 비롯한 체내 호흡 대사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불안정한 상태로 변한다. 이는 정상적인 산소와는 달리 세포막과 세포 내에 있는 유전자를 공격해 몸을 늙고 병들게 만들어 노화를 촉진하거나 암을 유발하게 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이것이 바로 '활성산소'다. 우리가 마시는 산소의 1~2% 정도가 활성산소로 변한다.

유상호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어느 정도의 활성산소는 우리 몸이 스스로 해독할 수 있고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는 면역 기능도 있지만, 과잉 생산된 활성산소는 우리 몸속의 수많은 세포들을 산화시켜 노화증상은 물론 각종 질병 발생을 촉진한다"고 말했다.

◆오염된 환경과 스트레스·흡연·음주 등 원인=과도한 스트레스, 자외선, 방사선, 자동차와 공장의 배기가스, 농약이나 살충제 등의 화학물질은 활성산소를 만드는 주범이다. 방부제나 색소가 들어 있는 인스턴트식품, 식품첨가제, 흡연, 음주 등도 활성산소를 만들고, 과식도 활성산소의 생성을 촉진한다. 많은 음식량을 소화시키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훨씬 큰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것은 많은 산소의 양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운동 또한 체내 활성산소를 증가시키므로 우리 몸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적당하게 운동할 필요가 있다.

◆노화 촉진하고 암, 동맥경화, 뇌졸중 등 불러와=불안정한 상태의 '활성산소'는 스스로 안정성을 회복하고자 정상적인 세포막과 세포를 손상시킨다. 필요한 양 이상으로 만들어진 활성산소는 피부를 구성하고 있는 콜라겐을 산화시켜 노화를 촉진하고, DNA를 손상시켜 암과 노화를 유발하며, 세포막의 불포화지방산을 산화작용을 통해 이물질로 바꿔 동맥경화, 뇌졸중 등 질병을 부른다.

이밖에도 현대인의 질병 중 많은 수가 활성산소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유 교수는 "심근경색, 백내장 등은 지나친 활성산소에 의해 생기고 악화된다"며 "당뇨병, 간염, 위장염 등에도 활성산소가 일부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냉증, 어깨가 뻐근한 증세, 신경통, 성욕 감퇴, 불면증, 숙취 등 역시 활성산소와 과산화지질이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다.


◆체내 생성되는 항산화효소 20대 정점으로 감소=활성산소에 대항하기 위해 인체 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것이 항산화제다. 산화억제단백질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SOD), 글루타치온, 페록시다제, 빌리루빈, 멜라토닌 등이 그것이다. 특히 SOD는 우리 몸 내부의 항산화 효소 활성을 촉진시키며 전반적인 항산화 방어기전을 강화해줘 항산화 효소의 제왕이라 불린다. 내부나 외부에서 오는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DNA 손상을 막아줘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항산화 물질의 생성능력이 저하돼 활성산소에 대한 억제력이 약해지면 문제가 된다. 유 교수는 "대부분의 SOD는 20대를 정점으로 서서히 감소한다"며 "결국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 항산화제의 섭취가 필수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섭취 가능한 항산화물질=대표적인 항산화 비타민으로는 비타민 A, C, E가 있는데 비타민 A와 C는 독성화학물질이나 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막아주며 면역력을 증진시킨다. 비타민 C는 감기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력이 있다.

비타민 E는 세포막을 보호하는 성분으로 동맥경화, 심장순환계 질병을 예방한다. 특히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든 음식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단위의 섭취가 필요하다.

셀레늄은 미네랄의 일종으로 글루타치온 과산화 효소라는 항산화 효소를 만드는 필수물질이다. 세포막에 존재하는 비타민 E처럼 지방의 과산화를 막아서 세포의 기능 손상을 예방한다.

붉은 포도주, 솔잎 감귤 등에 많은 폴리페놀류, 문어나 오징어에 많은 타우린도 지질의 과산화를 억제해 세포막 손상을 막고 해독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교수는 "꼭 특정 물질이 아니더라도 식물성식품 속에는 성인병을 예방하는 유익한 물질이 많다"며 "미량의 영양물질들과 양질의 단백질, 식이 섬유질 등도 복합적으로 성인병의 발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때 여러 가지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식생활이야말로 무병장수의 바른 길이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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