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는 4월30일 사퇴하는 악셀 베버 분데스방크 총재의 후임에 옌스 바이트만 총리 경제수석보좌관을 지명했다.
◇42세 '총리의 남자'=
독일 본대학교 경제학 박사인 바이트만은 아프리카의 내셔널뱅크 오브 르완다 경력을 거쳐 1997~1999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일했다.
특히 전임자인 베버 총재와는 대학 사제지간이다. 이를 인연으로 베버는 2003년 바이트만을 분데스방크로 이끌었다. 2005년 선거때 바이트만을 메르켈 총리에게 추천한 이도 베버 총재다.
하지만 바이트만이 ‘메르켈 총리의 남자’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을 필요로 하는 자리에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또 지난해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을 늦춰 다른 유로존 국가들까지 위기에 빠뜨렸다는 비난의 배경에 바이트만의 정책관이 있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 ECB 총재 포기..伊 드라기 두각= 메르켈 총리가 40대 바이트만을 중앙은행장에 앉혔다는 것은 트리셰 ECB 총재 후임에 독일 출신을 앉히려던 의지를 접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과 라이더 브뤼더레 경제장관 또한 독일인이 꼭 ECB 총재가 될 필요가 없다는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현재 드라기 총재만이 유일하게 ECB 총재 인선 참가를 선언해 그의 인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로이터가 45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 결과 29명이 드라기를 트리셰 총재 후임으로 꼽았으며 6명은 리카넨 총재를 선택했다.
모너먼트 증권의 스티븐 루이스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베버 사퇴로 드라기의 트리셰 총재직 인수가 명확하게 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63세로 이탈리아 재무부와 월드뱅크에서 일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경솔한 재정정책에 책임이 있고 3년간의 골드만삭스 근무 경력으로 비판이 일 수 있다. 또 이미 같은 남유럽 출신인 포르투갈 빅터 콘스탄시오 총재가 ECB 부총재를 맡고 있어 지역분배를 중시하는 ECB내의 형평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룩셈부르크의 룩크 프리든 재무장관은 지난 15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주 사퇴를 선언한 베버 총재가 ECB 총재에 가장 훌륭한 후보지만 드라기 총재 또한 인상적이며 지적이다”라며 “ECB 총재는 불안정성을 빨리 해소할 수 있는 결단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브 메르시 룩셈부르크 중앙은행 총재(61)와 클라우스 리글링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최고경영자(CEO) 또한 ECB 총재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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