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생산직 172명 해고 통보... 노조 끝장투쟁 선언

머니투데이 부산= 윤일선 기자 | 2011.02.15 17:06

한진重 노사 극한대립

한진중공업은 15일 정리해고 목표(400명)에서 희망퇴직신청을 한 228명을 뺀 생산직 172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사측은 지난 2년 동안 단 한 척의 수주도 하지 못한데다 올해 5월이면 남아 있는 일감마저 다 떨어진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12월15일 빼든 정리해고 카드를 63일만에 단행했다.

이에 맞선 노조는 "한진중공업은 현금 자산만 1조원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지난 10년간 4277억원의 흑자를 내 왔던 만큼 경영난을 들먹이는 이유는 단지 영도조선소를 폐쇄하려는 술수에 불과하다"며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노조는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과 채길용 한진중공업 지회장 등 2명이 타워크레인에서 벌이는 '고공농성'과 전 조합원 '끝장투쟁'으로, 사측은 '직장폐쇄'로 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2의 '쌍용자동차' 사태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측은 "정리해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5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신청을 받은 결과 모두 228명이 희망 퇴직했다"며 "남아 있는 임직원 1400여명은 물론 노조도 힘을 모아 회사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정리해고 이후 농성에 참여중인 생산직 노동자에 대해 사측은 감만동 교육연수원으로 교육명령을 내려 파업해산을 꾀하고 있다. 노조측은 노조간부가 올라가 있는45m 높이 타워크레인 아래에 700여명이 모여 '끝장농성'을 선언하며 맞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노사 양측 모두 이미 예견하고 마음에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사 간의 대화와 협상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노조측은 사측이 정리해고를 강행한 뒤 직장폐쇄를 실시할 것이라 예측했고, 이 때문에 노조는 14일 새벽 크레인 고공농성이라는 '배수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타워크레인에 오른 문철상 지부장은 "직장폐쇄는 이미 예견했던 것이고 회사의 치졸한 쟁의방법이다"고 밝히고 "조합원들이 똘똘 뭉친다면 정리해고를 반드시 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지부장이 크레인 점거에 나서자 사측은 기다렸다는 듯 이날 오전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등에 영도조선소와 울산공장, 다대포공장의 3곳에 대한 직장 폐쇄 신고서를 제출했다.

사측 관계자는 "정리해고가 끝난 만큼 노조도 총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강제 퇴거 등 직장폐쇄에 따른 후속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측은 또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농성 중인 노조 간부를 형사 고소키로 했다. 사측 관계자는 "회사가 지난 14일 오전 11시부로 조선부문 전 사업장을 직장 폐쇄했는데도 이들은 불법으로 크레인에 올라 고공시위를 벌여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은 또 조선소 내 생활관에 머물고 있는 노조원들과 조선소 정문을 불법 점거하고 있는 노조원들을 퇴거시키기 위해 경찰에 시설물보호요청을 해놓은 상태라 공권력 투입에 따른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지금까지 합법적 파업을 하고 있는 만큼 공권력 투입은 힘들 것으로 본다"면서 "부산시와 상공회의소, 시민단체, 노사 등 5자 협상 테이블이 마련된다면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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