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룡' NHN, 유통업 실험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 2011.02.10 18:30
'인터넷 공룡' NHN이 성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오픈마켓 형태로 인터넷쇼핑몰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지만 업계 전망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과열 출혈 경쟁으로 '치킨게임'양상이 벌어져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것이란 전망이다.

포털사이트에 '짝퉁'·불법거래 등 '블랙마켓'이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NHN이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가 오픈마켓에 거래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안 개정을 추진 중이어서 해법 없이 시장 안착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치킨게임'양상 우려=NHN의 오픈마켓 진출은 경쟁업체나 중소 온라인몰 사업자에게는 위협적이다. 업계에선 국내 인터넷 트래픽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무리한 할인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과거 11번가도 오픈마켓 진입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치러야 했다.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과의 출혈경쟁은 물론 중소 판매사업자들에 대한 마진 포기 압력이 빈번해지면서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일도 빈번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NHN이 연간 1000억원에 육박하는 온라인몰의 광고 및 입점 수수료까지 포기하면서 직접 오픈마켓을 구축하겠다는 것은 인터넷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이라며 "오픈마켓의 과열경쟁은 종합쇼핑몰과 영세 사업자 등 업계 모두 피해자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통사업 경험 부족 NHN, 고객만족이 숙제=오픈마켓의 경우 마케팅 프로모션 능력이 중요하다. NHN은 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객성향이나 영업 마케팅 콜센터 지원 등 노하우와 인프라가 필요한데, 10년동안 '검색사업'으로만 영업을 해온 NHN이 바로 체계를 갖추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오픈마켓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처럼 오픈마켓도 상품기획자(MD)의 기획력, 상품 소싱과 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갖춰져야 한다"면서 "방문자를 끌어들이는 IT 기술력 만으로는 오픈마켓에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NHN의 경우 유통사업 경험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이라며 "고객층도 기존 온라인쇼핑몰과 겹치기 때문에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보다는 수익악화를 가중시킬 수 있는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짝퉁, 불법거래 등 '블랙마켓' 문제 해결해야=이른바 '블랙마켓'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NHN의 네이버 역시 운영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짝퉁' 등 불법상품이 빈번하게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법이 있어야 한다.

특히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NHN으로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법안은 중개사업자에게 거래 책임을 함께 물도록 하는 게 주요 골자다. '사기 분쟁', '반품 및 오배송' 등의 처리가 유통사업 경험이 전혀 없는 NHN이 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도 블랙마켓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왔지만 아직도 완벽하지 않다"면서 "블랙마켓이 만성화돼 있는 NHN이 한꺼번에 이를 걷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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